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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준익, 2년간 피트니스 대회를 ‘싹쓸이’하다①

등록일 2020.09.04 18:32 youtube insta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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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박준익 제공

 

[개근질닷컴] “처음에는 단지 60kg을 넘기는 게 목표였다”

 

2012년 신장 186cm였던 박준익의 몸무게는 고작 58kg이었다. 소위 ‘마른 멸치’였던 셈이다.

 

그랬던 그가 2018년 대구 동구청장배를 시작으로 PCA KOREA, 피트니스스타, 월드스포츠탑모델, 피트니스코리아, ICN KOREA, 나바코리아, 스포츠모델콘테스트, 슈퍼핏클래식, 대한보디빌딩협회 산하의 수많은 대회에 참가하면서 국내 협회별로 화려한 성적을 남겼다.

 

가장 최근에는 PCA KOREA 임펄스 아시아 챔피언십에서 모던스포츠 종목 최초의 아시아 프로카드를 획득하기도 했다.

 

8년 전만 해도 평생을 60kg을 넘긴 적 없던 박준익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나는 그동안 살을 찌우려고 그에 상응하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

 


▲ 사진=박준익 제공

 

프로필

 

만나서 반갑다. 올해 웨이트 경력 8년 차에 접어든 35살 박준익이라고 한다.

 

웨이트 입문기

 

지금으로부터 8년 전, 27살 때 키가 186cm에 몸무게가 58kg인 ‘마른 멸치’였다. 그 당시만 해도 평생 60kg을 넘긴 적이 없었다. 아무리 먹어도 찌지 않는 체질이었다. 남들은 ‘먹으면 무조건 찌는 것보다 그게 낫다’고 하는데 신장에 비해 극도로 마른 체형이라 개인적으론 고민이 컸다.

 

그러던 중 하루는 이런 고민을 함께 나눌 사람들을 찾다가 우연히 포털사이트에서 ‘스미골들의 동굴’이란 카페를 알게 됐다. 대충 이름을 들으면 짐작하겠지만 나처럼 마른 사람들이 모여 살을 찌우고, 몸짱이 되는 법을 공유하는 곳이다.

 

카페에서 살이 찐 성공 케이스들을 찬찬히 살펴보면 ‘내가 이 사람들처럼 살을 찌우려고 그에 상응하는 노력을 하지 않았구나’란 걸 깨달았다. 다시 말해, 살면서 나를 바꾸기 위해 정말 끝을 보려했던 적이 없었단 걸 절실히 느낀 거다.

 

이 때부터 내 삶은 180도 달라졌다. 일단 식단을 바꾸고, 카페에 나와있는 메뉴얼을 참고해 무작정 따라했다. 3개월 동안 대인 관계도 끊고 웨이트에 전념한 결과는 놀라웠다. 무려(?) 63kg이 된 새로운 나를 발견했다. 남이 보면 별 거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난생 처음 몸무게 앞자리가 바뀐 그 희열감은 8년이 지난 지금도 잊혀 지지 않는다(웃음).

 

이후에도 체중이 계속 늘어서 처음 운동을 시작할 때 목표로 했던 68kg을 돌파, 지금은 70kg이 넘는 체중을 유지 중이다.

 


▲ 2018년 생애 첫 대회에 도전한 박준익(맨 오른쪽). 사진=박준익 제공

 

피트니스 대회 입성기

 

2012년도가 피트니스 시장 초창기인데 지금의 인스타그램처럼 페이스북이 활성화된 시기였다. 거기서 몸이 좋은 피트니스 선수분들의 대회 사진을 접하게 됐다. 그걸 보고 ‘나도 이런 몸을 만들어서 대회에 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

 

물론 그때만 해도 아직 몸이 너무 마른 상태라서 그냥 꿈만 꿨다. 엄두를 못 낸 거다. 일단 벌크업에만 집중했는데 타고난 체질 때문에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그렇게 6년 정도의 시간이 흐른 어느 날 같이 운동하던 동생이 ‘결과가 어떻게 되든 간에 대회에 한 번은 나가보라’고 하더라. 그 말에 마음을 고쳐먹고 대회에 참가하게 됐다.

 

생애 첫 대회는 대구에서 열린 2018년 동구청장배였다. 결과는 스포츠모델 종목에서 체급 2위를 하고, 뷰티 바디모델은 1위를 차지했다.

 


▲ 2019년 4개월 간의 시즌동안 박준익이 수집한 트로피. 사진=박준익 제공

 

6년 간의 준비 기간

 

준비라고 말하면 웃긴 거 같다. 실상은 자신이 없었고, 내가 나가서 할 수 있을까란 불안감이 컸다. 지금 생각하면 스스로에게 너무 가혹했다. ‘나는 너무 말랐고, 무대에 설 자격이 없는 몸’이라 생각했으니깐.

 

그런데 막상 대회에 참가해 본 결과 나도 몰랐던 내 장점들을 발견하게 됐다. 비록 사이즈는 작지만 다이어트에 있어서 DNA가 타고난 부분이 있으니 다른 선수들에 비해 근질이 많이 부각되더라. 그때부터 컨디셔닝 쪽에 좀 더 포커스를 맞춰서 대회에 참가하면 입상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고, 실제로도 그 부분이 주효했다.

 

(타고난 부분 외에) 컨디셔닝 비법

 

사람마다 개인 차가 있겠지만 주변 선수분들은 보면 대회를 준비하면서 염분을 너무 일찍 끊는 경향이 있다. 나 같은 경우, 대회 2~3일 전까지 염분을 계속 섭취한다. 그리고 대회 준비 시작할 때부터 끝날 때까지 식단을 아예 바꾸지 않는 편이다.

 

식단은 과민성 대장증후군이 있어서 주로 고구마와 닭가슴살을 함께 챙겨 먹는다. 끼니당 탄수화물 250~300g, 단백질은 150g 정도를 먹으면서 하루에 네 번 정도 섭취한다. 이렇게 먹다가 컨디션이 떨어지면 식사량의 1.5배를 늘려서 먹었다.

 

3~4일 그렇게 먹다가 원래 식사량으로 돌아오면 개인차가 있겠지만 처음보다 몸무게가 더 줄어들고, 근육 선명도가 더 올라오더라. 대회 당일날엔 물도 안 마시고 아침에 고구마만 약간 먹고 배고픈 상태로 펌핑을 하면 스킨이 알아서 다 달라붙는다.

 

사실 처음 3년 정도는 보디빌딩 선수에게 웨이트를 배우면서 식단도 보디빌딩 스타일로 했다. 그런데 오히려 힘이 안 나서 무게를 칠 수도 없고, 근손실만 불러왔다. 이 때 직접 경험하고 스스로에게 맞는 식단을 아는 게 중요하단 걸 깨 달았다.

 


▲ 지난 2년 간 대회에서 팔색조 매력을 뽐낸 박준익. 사진=박준익 제공

 

지난 2년 간 협회별 국내 대회 섭렵기

 

여러 대회에 참가한 건 협회마다 조금씩 다른 기준을 이해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아무래도 현재 직업이 트레이너다 보니 경험을 통해 대회를 준비하는 회원님들께 도움이 되고 싶었다.

 

사람마다 느끼는 부분이 달라서 정확하진 않겠지만 대회별로 모델 종목을 뛰어본 개인적 의견을 말해본다면 먼저 나바코리아의 경우 균형미 외에도 사이즈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또 외모적인 부분도 간과할 수 없는 게 특히 얼굴 메이크업과 탄 색깔이 너무 차이나선 안되는 것 같다. 얼굴과 몸 색깔 톤을 최대한 비슷하게 해서 얼굴만 하얗게 보이지 않도록 신경써야 한다. 개인적으론 발가락 사이까지 꼼꼼하게 칠해서 최대한 톤을 맞췄던 기억이 있다.

 

PCA KOREA는 근질과 함께 모델스러운 워킹과 선수의 단정함도 중요시한다. 그리고 자기 몸을 얼마나 모델스럽게 표현할 수 있는 지도 중점적으로 본다.

 

대한보디빌딩협회가 주관하는 대회들은 IFBB 규정 포즈를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실제 올해 미스터 전북 대회에서 피지크 종목에 참가했는데 피지크 전문 선수가 아닌 데도 우승을 차지했다. 대회 전에 IFBB 피지크 규정 포즈를 확실하게 숙지해 간 부분이 주효했던 셈이다.

 

예를 들어 다른 대회에선 백 포즈를 잡을 때 양팔을 벌린다. 그런데 IFBB 규정 포즈는 한쪽 손을 허리에 올리고 나머지 손은 아래로 자연스럽게 떨어뜨린 상태에서 역삼각형 상체를 보여줘야 한다. 당시 무대에서 규정 포즈를 한 선수는 나 밖에 없었다. 그 날 근질이 비슷한 선수가 있었지만, 이부분에서 내가 더 높은 점수를 받아 우승 트로피를 차지할 수 있었다.

 


▲ 사진=박준익 제공

 

가장 기억에 남는 대회

 

부산에서 열렸던 ‘심장병 어린이 후원 피트니스코리아선발대회’가 기억에 남는다. 국내 유일의 심장병 어린이 후원 대회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소외 계층에 대한 사회의 따뜻한 관심과 연대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훌륭한 대회라 생각한다.

 

당시 날씨가 쌀쌀해지는 11월 16일 열린 대회였는데도 내 체급에서만 20명 가까운 선수들이 참가해 많이 놀랐던 기억이 있다. 비록 그랑프리를 못해서 심장병재단에 내 이름으로 상금을 기부하진 못했지만, 앞으로도 이런 좋은 취지의 대회가 더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 사진=박준익 제공

 

PCA 최초의 모던스포츠 아시아 프로

 

애초 계획은 10월 말에 예정된 PCA 슈퍼시리즈 외에는 대회를 뛸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PCA 리저널 포인트리그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활성화되면서 모던스포츠 종목 코리아 프로들이 점점 생기더라. 그걸 보니 지난해 모던스포츠 최초의 코리아 프로가 된 선수로서, 아시아 프로 타이틀도 가장 먼저 획득하고 싶은 욕심 같은 게 생겼다(웃음). 결국 시즌을 생각보다 일찍 시작하게 됐고, 지난 7월 5일 PCA 임펄스 아시아 챔피언십 프로전에 출전해 아시아 프로카드를 획득하게 됐다.

 

당시 아시아 프로가 됐을 땐 무척 기뻤는데 지금은 꽤 부담도 된다. 아직 이 업계에서 모던스포츠모델 종목이 기존 스포츠모델보다는 대중화되지 않았다. 그래서 프로가 되긴 했지만 인정을 크게 받고 있는 분위기는 아니다. 이 부분은 추후 모던스포츠 종목에 참가할 선수들에게 누가 되지 않게, 내가 여러모로 노력해야 할 부분인 것 같다.


올 시즌 대회 준비하면서 힘들었던 점

 

올해는 모두가 그렇겠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대회 준비에 변수가 많았다. 앞서 얘기했듯 갑자기 시즌 모드에 들어간 것도 있지만, 하필 그 시기(4월)가 코로나19가 조금 잠잠해지면서 PT 회원님들이 몰리던 때였다.

 

개인적으로 회원님들이 우선이라 생각해서 수업에 집중하다 보니 내 운동을 제대로 할 시간이 없어서 스트레스가 컸다. 그렇다고 이미 잡아 놓은 대회 일정을 포기하고 싶진 않아서 밤잠도 줄여가며 운동했다. 결과가 좋아서 다행이지, 안 그랬다면 한 동안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을 거다(웃음).

 


▲ 사진=박준익 제공

 

스포츠모델 테마 컨셉

 

기존에 했던 스포츠 테마들은 테니스, 골프, 야구다. 그리고 올해 미스터 전북 대회에선 해상구조대원 컨셉에도 도전했다. 스포츠 종목 외에는 처음 하는 컨셉이었는데 개인적으로 안 해본 부분이라 재밌게 느껴졌다. 앞으로 어떤 컨셉을 할 지 모르겠지만 몸을 표현함에 있어 꼼꼼하게 연구해 해당 컨셉을 제대로 소화해 낼 생각이다.

 

피트니스 선수로서 보완하고 싶은 부분

 

보완해야 할 부분이 너무 많지만 일단은 상체 두께감을 키워야 한다. 특히 허리가 선천적으로 얇은 편이라 걱정이 많다. 실제 대회 때 허리둘레가 24인치인데 웬만한 여자 허리보다 가늘다. 주변에서 우스갯소리로 ‘비키니 선수와 대결해도 되겠다’고 할 때마다 속으로 운다(웃음).

 

허리가 너무 가늘어서 대회용 하의를 구매하면 무조건 수선하는 편이다. 어떨 땐 핏을 위해 수선을 여러 번 해서 원래 바지 값 보다 수선비가 더 나오는 웃픈 상황도 있다. 하지만 내 몸에 안 맞아서 바지가 흘러내리거나, 억지로 벨트를 조여서 핏이 제대로 안 나오는 것 보단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

 

선수 이후의 삶

 

좋은 선수로 많은 사람들에게 기억되고 싶은 건 당연한 것 같다. 하지만 이후에는 좋은 트레이너로서 기억되고 싶다. 대회를 뛴 연차로 따지면 오래되지 않았지만, 여러 협회를 겪으며 쌓인 경험과 노하우를 많은 분들께 전하고픈 마음이 크다. 그러기 위해선 아직 공부해야 할 것도 산더미지만 열심히 해서 누군가의 정신적 지주가 된다면 그것만큼 뿌듯한 일도 없지 않을까.

 

박준익 선수의 인터뷰는 편으로 이어집니다.

 

권성운 (kwon.sw@foodnamoo.com) 기자 
<저작권자(c) 개근질닷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사등록 2020-09-04 18:32:18 
권성운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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