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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전국체전 보디빌딩 성적 조작 교사 의혹 드러나(영상)

등록일 2024.02.27 20:30 youtube insta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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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 고위관계자 특정 지역 선수들의 성적 향상 지시

제보자 "신고하지 않으면 이런 일 반복될 것... 결국 피해 보는 건 선수들"

대한보디빌딩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서 해당 사건 심의 여부 결정 

 


▲사진=개근질닷컴, 제104회 전국체전 현장 사진

 

[개근질닷컴] 지난 제104회 전국체전 보디빌딩 경기에서 성적 조작 교사가 있었다는 의혹이 사실로 확인됐다.

 

지난 6일(목), 대한보디빌딩협회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익명의 신고 글이 게재됐다.

 


▲사진=대한보디빌딩협회 홈페이지 캡처


익명의 제보자는 자신을 전국체전 보디빌딩 경기 심판이라고 밝히며, 2023년 10월 14일(토)~15일(일)에 열린 제104회 전국체전 보디빌딩 경기에서 성적 조작의 압력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글에서 제보자는 “보디빌딩 경기 전날(13일) 저녁에 협회 내 관계자로부터 특정 지역 선수들의 성적을 한 등급씩 올려서 심사하라는 내용의 전화를 받았다”고 밝혔다. 


제보자는 “전화를 건 사람이 협회 내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물이라 성적을 조작하라는 압력에 큰 부담을 느꼈다”면서 “그러나 경기는 정당하고 공정하게 심사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몇 개월 지난 일이지만 성적 조작 교사 행위는 묵과할 수 없다”라며 “지금이라도 용기내 신고한다”고 덧붙였다. 

 


▲사진=대한보디빌딩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 규정, 양형 기준


승부조작 및 편파판정은 스포츠 4대 악 중 하나다. 국민체육진흥법에 명확히 스포츠비리라고 명시돼 있으며, 간접적으로 관여해도 가장 높은 수준의 징계를 받는다. 대한체육회 및 대한보디빌딩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승부조작, 편파판정 관련해 피감독자를 교사한 경우, 징계 수위는 ‘제명’에 해당한다. 


신고글에서 제보자는 스포츠윤리센터에 참고인 조사를 받으러 간다고 밝혔다. 또한 대한보디빌딩협회에서도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어줄 것을 부탁했다. 

 

지난 8일(목), 개근질닷컴은 스포츠윤리센터에 해당 제보가 사실인지 문의했다. 이에 대해 윤리센터 관계자는 “전국체전 관련 신고가 접수된 것이 사실이다”라며 “곧 본격적인 조사가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스포츠윤리센터 CI

 

스포츠윤리센터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독립기구로 체육인 인권 보호와 스포츠 비리 근절을 위해 2020년 8월 설립됐다. 신고가 접수되면 윤리센터 직권으로 사건을 조사할 수 있으며, 조사 결과에 따라 문체부에 징계를 요청할 수 있다.


문체부는 요청받은 징계 결과를 대한체육회에 내려 보내며, 대한체육회는 이를 다시 산하 체육회 또는 협회로 징계 사실을 통보한다. 만약 조사 내용 중 범죄 혐의가 있을 시에는 스포츠 윤리센터가 관할 수사기관에 직접 고발하기도 한다. 

 


▲ 사진=개근질닷컴, 대한보디빌딩협회 사무실

 

지난 14일(수), 게시판에 게재됐던 신고글이 삭제된 것을 확인했다. 이에 개근질닷컴은 대한보디빌딩협회에 사건 진행 사항에 대해 문의했다. 협회 관계자는 "제보자가 유선상으로 신고 취하 의사를 밝히며 글을 내렸다"면서 "그런데 오늘 날짜로 다시 이메일을 통해 진정 의사를 표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는 진정인의 의사가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만약 공식적으로 진정을 넣는다면 추후 스포츠공정위원회에서 심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던 와중 지난 20일(화), 제보자가 개근질닷컴에 연락을 취해왔다. 개근질닷컴은 보다 자세한 내용 확인을 위해 지난 22일(목) 서울 모처에서 해당 사건의 제보자를 만났다. 다음은 제보자와 나눈 대화의 일부이다.

 

 

Q. 전체적인 사건 경위를 말해달라.


A. 작년 2023년 10월 13일 금요일 저녁 7시경, 협회 경기력 향상위원회 000에게 전화가 왔다. 내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하는 경기에 특정 지역 선수가 출전하면 등수를 한 단계씩 높게 주라면서, 그렇게 챙길 만한 이유가 있다고 했다. 일단 전화상으로는 알겠다고 하고 전화를 끊었다. 실제 경기에서는 공정하게 심사를 했다.

 

Q. 전국체전 심사는 어떻게 이뤄지나? 

 

전국체전 점수 집계 방식은 구(9)심제다. 거기서 평균을 찾아야 하기 때문에 9개 점수 중 가장 높은 점수 1개, 가장 낮은 점수 1개는 제외한다. 만약 어떤 선수가 평균 5등급인데 누가 1등급을 주면 너무 높은 점수라서 빠지게 된다. 너무 차이 나면 점수에서 빠지고 적당하게 한 등수 정도를 높게 주면 집계에서 안 빠져나간다. 그러면 점수가 좀 더 높게 측정되기 때문에 등수도 올라갈 수 있다. 그걸 지시를 한 거다.

 

Q. 전국체전 심판 선출과 배정 방식이 궁금하다. 


A. 우선 협회에서 주관하는 심판강습회를 통해서 2급 심판 자격을 득할 수 있다. 경력 조건을 채우면 2급에서 1급으로 승격이 되고, 1급이 되면 전국체전 심판 활동이 가능하다. 전국체전에는 각 시도별로 1명 내지 2명의 심판을 선출해 보낸다. 거기서 제비뽑기를 하여 경기마다 심판을 배정하는 방식이다. 어떻게 보면 공정한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뒤로 연락해서 심사의 공정성을 해치는 문제가 발생한 거다. 

 

Q. 사건 조사는 어떻게 진행되는 중인가?


A. 현재는 협회 쪽에 정식으로 진정서를 넣고 진행 경과를 보고 있다. 처음에는 협회와 스포츠윤리센터 양측에 다 신고했다. 그런데 윤리센터 조사기간이 길고, 조사 결과가 나와도 다시 협회 징계 절차를 밟아야 하기 때문에 협회에 조사를 의뢰하는 방향으로 결정했다. 만약 협회에서 양형이 가볍게 나오면 차후 상위기관인 대한체육회에 조사를 의뢰할 예정이다. 

 

Q. 제보를 결심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A. 고민을 많이 했다. 원래 모르던 분도 아니고 친했었다. 그런데 신고하지 않으면 바뀌지 않고 이런 일이 또 반복될 거다. 피해를 보는 건 결국 선수들이다. 대한보디빌딩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서 공정하게 처리해 줬으면 좋겠다.

 


▲사진=제보자 제공, 해당 사건 녹취록

 

개근질닷컴은 제보자와의 만남에서 해당 사건의 전말을 들을 수 있었다. 또한 제보 내용이 담긴 녹취록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녹취록에는 '한 등급만 00 쪽을 더 주라고'라거나 '내가 지금 무리한 요구 하는 거 아니잖아'라며 제보자에게 성적 조작 지시를 하는 협회 관계자의 말이 담겨 있었다.

 

지난 26일(월), 개근질닷컴은 스포츠윤리센터에 사건 조사 여부를 확인 요청했다. 이에 윤리센터 관계자는 “협회에서 조사가 진행된다면 이중 징계 소지 때문에 윤리센터의 조사권이 상실되는 것이 맞다”면서 “보통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협회에서 조사를 진행하는 경우가 있다”고 답했다.


이어 “반대로 꼬리자르기식 조사가 될 수도 있다”면서 “조사 과정을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한보디빌딩협회는 이번 사건에 대해 아직까지 스포츠공정위원회의 심의 결정을 하지 않은 상태다. 협회 관계자는 지난 26일(월) 기자와의 통화에서 "오는 28일(수)에 스포츠공정위원회가 열릴 예정이다"라며 “위원회에서 심의 및 사건 조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개근질닷컴, 제104회 전국체전 

 

본지의 취재로 확인된 상황만을 놓고 본다면 이번 사태는 스포츠 공정성을 명백히 침해하는 사건이다. 더군다나 보디빌딩은 공정성 문제, 그중에서도 심사 공정성에 대해 특히 민감하다.

 

보디빌딩 심사 기준에는 근육 크기, 근 선명도 등 비교적 객관적인 기준도 있지만 자연미, 균형미 등 미적 요소도 포함된다. 그렇기에 다수의 심판을 배치하는 등 개인의 주관이 객관적인 공정성을 해치지 않도록 경기를 운영하고 있다. 전국체전에서도 구(9)심제를 운영하는 이유다.  


해당 사건에 대한 혐의가 인정되면 큰 파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오는 28일(수) 열리는 대한보디빌딩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 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승호 (zahir@foodnamoo.com) 기자 
<저작권자(c) 개근질닷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사등록 2024-02-27 20: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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