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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코치 홍준영, "사람들이 그래요. 저 멸치는 누군데 선수를 가르치냐고" ① (영상)

등록일 2024.02.02 12:00 youtube insta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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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영 "2000년도부터 헤비급 보디빌더로 활동"

"스승은 없어... 대학생 때 호주 유학 가서 몸으로 배워"

“은퇴 후엔 근육 빼는 전략 세워... 5개월 동안 50kg 감량”

 


▲사진=개근질닷컴

 

[개근질닷컴] 홍준영을 보고 있으면 궁금증이 인다. ‘저 마른 사람은 누구길래 탑 보디빌더들을 가르치는 걸까?’

 

유튜브 ‘홍언니’ 채널에는 프로 선수들의 운동 영상이 많이 올라온다. 영상에서는 코치 홍준영이 우형재, 최은총, 이유진 등 IFBB 프로들을 트레이닝하고 있다. 가끔 황철순도 나타나서 그에게 PT를 받곤 한다. 

 

사실 홍준영은 상당한 구력을 가진 보디빌더다. 1995년 고등부 대회를 시작으로 2000년대 초중반에는 미스터코리아, 전국체전 등에서 헤비급 보디빌더로 활동했다. 당시 홍준영은 이승철, 양상훈, 최재덕 등과 자웅을 겨룰 정도로 뛰어난 기량을 자랑했다. 

 

하지만 2007년 돌연 은퇴한 홍준영은 몸에서 근육을 다 빼 버리는 충격적인 행보를 보인다. 그 후엔 피트니스 모델, 광고 모델, 유튜버 등 다양한 활동을 병행했다. 현재는 국내 정상급 코치로도 활동 중이다.

 

고등부 선수 시절부터 국내 탑 코치까지 흘러 온 홍준영의 30년, 그 얘기를 들어본다.  

 

이하 홍준영과의 일문일답.

 

Q. 개근질닷컴 독자들에게 인사 부탁드려요.

 

반갑습니다. 전 보디빌더로 여러 시합을 뛰었고, 지금은 현 A1팀 헤드코치와 유튜버 홍언니로 활동하고 있는 홍준영입니다.

 

Q. 간단하게 근황도 소개 부탁드려요. 

 

요즘에는 코치로 주로 활동하고 있어요. 원래 제가 여러 일을 하는 걸 좋아해요. 코치도 하고 사업 일도 하고 모델 활동도 하고 있는데, 주업은 코치입니다.

 


▲사진=유튜브 채널 '홍언니' 영상 캡쳐, 왼쪽부터 최은총, 홍준영

 

Q. 워낙 다양한 일을 하시다 보니까 선수 홍준영을 모르는 분들도 꽤 계시더라고요. 

 

맞아요. 헤비급 선수 시절을 모르는 분들도 많이 계세요. 제 보디빌더 시절을 알고 있는 분들은 30대 중반 이후인 것 같더라고요. 20대 이하 분들은 유튜버 혹은 어떤 선수의 코치로 많이 알고 있어요. 제 회원들도 그런 경우가 많고요. 

 

유튜브에서 ‘저 말라깽이 멸치는 누군데 저 선수를 가르치냐, 그리고 저 사람들은 왜 배우고 있냐’는 댓글도 있어요. 물론 모르시고 하는 얘기니까 괜찮아요. 데미지도 전혀 없고요. 어쨌든 실제로 그런 댓글들이 있으니까 활동을 많이 해야할 것 같아요. 

 


▲사진=유튜브 채널 '홍언니' 영상 캡쳐

 

Q. 그러면 옛날 보디빌딩 선수 시절 얘기부터 해볼게요. 보디빌딩은 어떻게 시작했나요?

 

처음 헬스장에 등록한 건 중3때였어요. 보디빌딩 선수를 생각하고 운동을 시작한 건 아니에요. 그때는 근육이 있는 어른들이 멋있어 보여서 그냥 체육관을 등록한 거예요. 그렇게 열심히 운동하다 보니까 관장님이 시합 한번 나가봐라고 하셔서 고2 때 첫 시합을 출전하게 된 거죠. 

 

그때부터 시작인 것 같아요. 그 시절은 대보협 대회 밖에 없었어요. 그렇게 나간 첫 대회에서 당당하게 1등을 했습니다. 참가 선수는 두 명이었어요.(웃음) 

 

Q. 첫 대회 준비는 어땠어요?

 

고등부 때는 그냥 열심히만 했어요. 그때는 학교 마치고 세 시간씩 운동했어요. 닭가슴살도 많이 없던 시절이라 그냥 계란이나 두부, 게맛살, 그러니까 단백질이 조금이라도 들어있는 음식은 이것저것 막 먹었던 것 같아요.

 

보충제는 있었는데 정식 수입품은 아니었어요. 남대문 시장에 가면 수입 상가가 있어요. 보따리 장사로 들어오는 제품이 있었는데 되게 비쌌어요. 당시에 8만원에서 10만원 정도 했어요. 그러니까 물가 생각하면 장난이 아니죠. 지금으로 따지면 한 4~50만원 정도 하지 않을까요?

 


▲사진=홍준영 공식 SNS, 1995년 고2 첫 시합 경기 / 2000년 유니버시티 대상 수상

 

Q. 헤비급 선수로는 언제부터 활약했나요?

 

고등학교 때부터 체급이 좀 있었어요. 고등부 제일 무거운 체급이 +85kg 인데 그 체급을 나갔거든요. 고등부 춘계 전국대회에서는 1등, 미스터코리아는 5등, YMCA는 3등 했던 걸로 기억해요. 

 

그리고 용인대 97학번 보디빌딩 전공으로 대학을 갔어요. 그때 대학생 대회인 유니버시티에서 대상을 수상했는데, 그때가 라이트헤비급이었어요. 헤비급에서 왔다갔다 하고 있었는데 그 이후 2000년도부터 헤비급으로 활동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그때 유니버시티에서 제가 이승철 선수를 이겼습니다. 제 아래 체급 미들급에서 승철이가 1등, 저는 라이트 헤비급에서 우승해서 그랑프리전에서 싹 붙어서 제가 다 이겼습니다.(웃음)

 


▲사진=홍준영 공식 SNS, 2006년 전국체전 경기

 

Q. 커리어하이 시절도 말씀해주세요. 

 

커리어 말씀드리기 전에 가끔 레전드 보디빌더 이렇게 얘기하는 사람도 있는데 저는 솔직히 그건 아닌 것 같아요. 제일 좋았던 성적이 미스터코리아 1등, 전국체전 은메달 그 다음에 경기도 대회 대상 정도예요. 강경원 선배가 체전 12연패하고 이진호 선배, 김준호 선배가 22살 때 미스터코리아 하고... 이런 분들이 레전드죠. 

 

저도 제 유튜브 채널에서 그분들이 레전드라고 얘기를 해요. 저는 그 정도는 아니고 그때 나이가 어린데 괜찮은 성적을 내고 하니까 좋게 봐주신 것 같아요. 그리고 패션 좋아하고 막 바이크 타고 다니다 보니까 주목을 조금 받았던 것 같고요. 저는 레전드는 아닙니다.

 

Q. 운동은 누구에게 배우셨어요?

 

스승님은 없습니다. 저는 직접 보고 배우고 경험하면서 운동을 배웠어요. 제가 도전을 좋아하고 하고 싶은 거 다 하는 성격이예요. 대학교 3학년 때 피트니스 잡지를 보는데 유명한 선수들이 다 LA 베니스 골드짐에서 운동을 하고 있더라고요. 거기에 꽂혀서 ‘난 저기 가야겠다’ 생각하고 부모님을 설득했죠. 

 

부모님께서 흔쾌히 허락해 주셔서 유학 준비를 했는데, 저랑 같이 가는 선배가 비자가 안 나왔어요. 1999년도는 비자가 진짜 안 나올 때거든요. 그래서 목적지를 바꿔서 호주로 갔어요. 그 시절에 학생 중에서 보디빌딩 배우려고 외국 유학 간 사람은 저 밖에 없을 거예요. 아직까지는 들어본 적 없어요. 

 


▲사진=개근질닷컴

 

Q. 그 시절 보디빌딩 유학은 정말 처음 듣는 것 같아요. 

 

네, 맞아요. 당시 한국에는 보디빌딩을 배울 여건이 너무 안 좋았어요. 기구도 많이 없고 보충제도 너무 비싸고 단백질은 닭가슴살 정도만 있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가자마자 보충제 엄청 사 먹고 외국 기계 막 쓰면서 훈련을 했습니다.

 

저는 호주에서 프로 선수들이 제일 많은 체육관에서 운동했어요. 가서 레슨을 받진 못하고 어떤 운동하는지, 자세는 어떤 지 눈으로 보고 배웠어요. 영어로 간단하게 질문하니까 친절하게 또 알려주더라고요. 이름은 잘 모르는 유럽 프로가 많았는데 몸은 엄청 좋더라고요. 저는 그렇게 운동을 배웠습니다. 

 


▲사진=유튜브 채널 '홍언니' 영상 캡쳐

 

Q. 그렇게 운동을 배워서 본격적으로 활동 하신 거네요. 선수 시절 라이벌로 생각하는 사람은 있었나요?

 

제가 24세에 전국 체전을 처음 나갔어요. 그때부터 실업 선수로 활동했는데 출전 선수를 보니까 제 나이대가 제일 어리더라고요. 그때 금메달 따던 선배는 양상훈 선배, 최재덕 선배 이렇게 있었는데 저보다 한 5살 많았어요.

 

당시 제 솔직한 심정은 ‘내가 저 나이 되면 다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무슨 자신감이었는지 모르겠는데 어쨌든 그런 생각 때문에 선배들보다는 같은 나이 대 선수들을 유심히 봤어요. 그중에 이승철 선수가 저랑 동갑이고 몸도 너무 이쁘고 하니까 선수 생활을 하는 동안은 계속 승철이랑 라이벌로 갈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승철이는 어떻게 생각했는지 모르겠지만요. 

 

대학교 때는 제가 승철이를 한 번 이겼잖아요. 그 다음 체전 때는 제가 졌어요.(웃음) 그러니까 1대1 무승부지만 마지막 대결에서는 진 셈이죠. 저는 승철이를 제 라이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사진=유튜브 채널 '홍언니' 영상 캡쳐, 왼쪽부터 백기훈, 이승철, 홍준영

 

Q. 그 시절 운동법도 궁금해요. 

 

당시 운동 얘기를 지금 레슨하면서도 많이 해요. 현재 운동법과 비교하면서 장점을 가져다 쓰기도 하고요. 일단 그때는 레슨이 없고 크루 개념으로 활동했어요. 쉽게 말해서 그냥 마음 맞는 사람끼리 운동을 같이 하는 거예요. 저는 당시 경기도 실업팀 소속이었지만 개인적인 크루는 따로 있었어요. 저랑 윤종묵 선수, 백기훈 선수, 이상혁 선수 그리고 몇 명 더 있어요. 

 

그렇게 팀으로 훈련했는데 누가 가르쳐 주는 건 없었어요. 그러니까 당시에는 센스 좋은 놈이 그냥 몸이 좋았던 거예요. 확실히 그런 감이 있거든요. 센스 있는 사람들은 그걸 보면서 다 흡수하는 거죠. 거기에 더해서 멘탈 좋고 스파르타 방식 훈련을 잘 이겨낼 수 있는 친구들이 몸이 좋았다고 저는 평가하고 싶어요. 

 

Q. 식단이나 영양은 어떻게 하셨어요?

 

영양 부분도 배우지는 못했어요. 조금 더 깨어 있었으면 논문도 찾아보고 그랬을텐데 그때는 그러지 못했어요. 그러다 보니 초창기 때는 거의 무염 다이어트를 했어요. 염분을 먹으면 안 되는 줄 알고 고구마, 맨 밥, 닭가슴살, 계란, 야채 딱 그렇게만 먹었어요. 지방도 없고 염분도 없어요. 그렇게 하다가 형들이 하는 얘기 듣고 지방하고 나트륨을 먹은 거죠. 유니버시티 때까지는 거의 무염으로 했고 그 이후 체전 나갈 때부터는 다른 것도 조금씩 먹기 시작했어요.

 

제품도 많이 없었어요. 그래서 거의 다 직접 만들어서 먹었어요. 지금은 무염떡 제품이 있어서 로딩할 때 먹잖아요. 그때는 떡집 가서 소금하고  설탕 아무것도 넣지 말고 쌀로만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었어요. 놀라시면서 만들어 주긴 했죠. 그런데 떡이 고무 같더라고요. 소금 때문에 떡이 약간 말랑말랑해지는 건데 안 넣으니까 고무가 돼 버리는 거예요. 그래서 거의 못 먹고 버린 적도 있어요. 

 


▲사진=개근질닷컴

 

Q. 또 힘들었던 부분이 있었나요?

 

여름에는 음식이 다 상하잖아요. 그래서 보디빌더들은 다들 조그만 아이스박스를 가지고 다녔어요. 대학생 때는 사람들이 이상하게 봤어요. 거기서 고구마나 계란 꺼내서 먹고 그러니까요. 당시엔 보디빌딩 피트니스라는 걸 잘 모르잖아요. 

 

식단이라는 개념도 모르니까 ‘야 너 왜 혼자 먹어?’ 라는 얘기도 들었어요. 식단 먹고 있으면 ‘하나 줘봐’ 이러니까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요. 저희는 정량을 싸오는데 그걸 가져가버리니까요. 그때는 어디서 사 먹을 곳도 없어요. 그래서 점점 혼자 있게 돼요. 식단 뺏기지 않으려고 고립 생활을 했던 시기도 있었습니다.

 

Q. 경기력 얘기도 해볼게요. 몸이 이쁘다는 평이 많아요.

 

기본적으로 키가 있으니까 그런 것 같아요. 그 당시 헤비급 중에 저보다 컸던 사람이 한 두 명 정도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장병호 선배랑 IFBB 프로인 최준 선수 정도요. 그분들도 몸 비율이 좋거든요.

 

그리고 개인적으로 제가 밸런스를 중시했어요. 몸의 전체적인 근육 밸런스 있잖아요. 그걸 항상 신경 쓰면서 운동했어요. 그리고 헤비급이지만 근질에도 신경을 많이 썼어요.

 


▲사진=도리안 예이츠 공식 SNS, 도리안 예이츠 훈련 사진

 

Q. 밸런스와 근질을 발달시키기 위해 어떻게 운동하셨나요?

 

밸런스 발전을 위해선 일단 몸이 좋은 선배를 찾아가서 같이 운동을 했어요. 약점 부위를 보완하면서 밸런스를 맞춘 거죠. 제가 그 당시에 등이 정말 안 좋았는데 그러면 등이 좋은 선배를 찾아가서 같이 운동하고 그러는 거예요. 반대로 제가 좋은 부위는 제가 알려주고요. 

 

근질 같은 경우는 올림피아 선수들 영상을 보면서 따라했어요. 잘 모를 수도 있는데, CD에 영상을 담아서 그걸 보면서 했어요. 제일 좋아했던 건 도리안 예이츠 훈련이에요. 블러드 앤 거츠라고 지하 같은 데서 되게 강도 높게 하거든요. 그걸 보면서 저렇게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죽어라 못할 때까지 하고 쉬는 타이밍도 줄여서 심박수도 올리고요. 그렇게 나름대로 근질을 신경쓰면서 했었어요.

 

Q. 그렇게 선수 생활 하다가 07년도에 은퇴를 하셨어요.

 

그 당시에는 대회가 대보협 밖에 없었잖아요. 제가 2007년에 도핑 적발이 돼서 은퇴를 했거든요. 이 부분에서는 할 얘기가 좀 있지만 하지 않을게요. 어쨌든 제가 은퇴하고는 아예 보디빌딩을 끊을 생각으로 몸에 근육을 싹 뺐어요. 

 

저는 고등학교 때부터 옷이랑 패션을 좋아했어요. 옷을 이쁘게 입고 싶은데 점점 몸이 커지니까 안 맞는 거예요. 보디빌더를 위한 옷도 당시엔 없었고요. 힙합 브랜드를 입어도 그냥 꽉 맞아요. 그래서 아이러니하게도 몸이 커지는데 몸이 커지는 게 싫었어요. 나중에 근육을 다 빼야 되겠다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어서 은퇴하자마자 다 뺐습니다.

 

Q. 도전도 많이 하시고 끼가 많으신 것 같아요. 고립된 선수 생활을 어떻게 10년 넘게 하신 건가요?

 

제가 다른 일을 경험하지 못해서 그랬던 것 같아요. 만약 주변에서 흥미 있는 직업이나 그런 일을 하는 누군가가 있었다면 거기에 꽂혔을 수도 있었겠죠. 하지만 제가 선수를 하는 동안은 그런 게 없었어요.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그런 경험이 없었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요. 

 


▲사진=홍준영 공식 SNS

 

Q. 근육을 뺄 때 후회는 없었나요?

 

전혀 없었어요. 어떻게 하면 더 잘 뺄 지 고민했어요. 그래서 5개월 동안 빨리 빼는 전략을 세워서 실행했어요. 어떤 웨이트도 안 하고 유산소를 엄청 해서 근손실 오게 하고 단백질과 탄수화물도 거의 안 먹었어요. 5개월 동안 이렇게 했어요.

 

제가 별종이죠. 그런데 지금 생각하면 근육을 빼는 것도 저의 경험과 노하우가 됐어요. 이렇게 하면 정말 근육이 잘 빠지니까 레슨할 때는 반대로 조심하라고 가르치는 거죠. 

 

Q. 그런데 2009년도에 머슬마니아 대회에 출전하셨어요. 선수 생활을 다시 시작한 이유는요.

 

제가 5년마다 대회에 나갔는데, 두 가지 이유가 있어요. 첫 번째는 인지도 때문이예요. 업으로 사람들을 가르치고 센터도 운영하는데 제가 현역이 아니다 보니까 인지도가 떨어져요. 먹고 살기 위해 인지도를 올리려고 나간 거예요. 

 

두 번째는 제 딸들에게 아버지가 보디빌더라는 걸 실제로 보여주고 싶었어요. 옛날에는 선수가 직업이었고 지금도 관련 업을 하고 있으니까 그걸 보여주고 싶은 거죠. 그런데 별 감흥이 없는 것 같아요. 제 주위에서 몸 좋은 사람들을 워낙 많이 보니까 그런 것 같기도 해요. 그래도 추억이 됐든 뭐가 됐든 마음에 그 기억이 남아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사진=홍준영 공식 SNS, 2019 나바 GP 경기

 

Q. 한 번씩 대회를 준비하면 어떤 마음인가요?

 

너무 좋죠. 무대를 준비하는 과정 자체도 재밌고요. 그리고 솔직히 얘기하면 제가 20대에 보디빌더 했을 때보다 별로 힘들지 않았어요. 종목 상관없이요. 체감상 훈련 강도가 30% 이상은 약한 것 같아요. 먹는 것도 그렇고 진짜 즐기면서 했어요.

 

그리고 이제 새로운 정보도 많잖아요. 다양한 종목에 도전하면서 실험도 하다 보니까 재미있었어요. 제가 모델, 피지크, 클래식피지크 등 남자가 나갈 수 있는 종목은 다 나갔거든요. 여러 선수들을 가르치니까 종목별로 준비하고 경험해본 거예요. 

 

Q. 그런 경험들이 코치로서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아요. 

 

중요하죠. 저는 경험주의자예요. 경험을 하고 거기에 이론이 들어와야 된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저희는 선수고 실기를 가르치는 사람이니까요. 모든 스포츠는 실기가 있고 그 다음에 스포츠 과학이 들어오잖아요. 훈련하면서 0.1초 더 빠르게 움직이고 0.1g 더 빠르게 성장하는 걸 직접 경험해봐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사진=홍준영 공식 SNS, 홍준영(왼쪽)

 

Q. 종목마다 훈련 방법에 차이가 크나요?

 

저도 궁금해서 직접 해봤는데 기본적인 보디빌딩 훈련 방법은 똑같아요. 그런데 종목에 맞도록 운동 프로그램이 바뀌죠. 종목마다 심사 기준으로 보는 근육이 있거든요. 그 근육을 잘 표현을 하기 위해서는 어떤 근육은 더 발달시켜야 하고 어떤 근육은 덜 발달시킬 수도 있어야 해서요. 프로그램이 구성되면 동작의 가동 범위, 동작 속도 등 디테일하게 들어가는 거예요. 그러면 실제로 근육 모양을 바꿀 수 있어요.

 

심사위원의 심리, 의중 이런 것도 알아야 해요. 제가 심사위원도 많이 했어요. 거의 웬만한 단체는 다 해봤죠. 심사위원들이 뭘 보는 지 선수 수준이 비슷할 땐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을 심사하는 사람들하고 얘기할 거 아니예요. 그런 정보들은 심사석에 앉아보면 알 수 있어요. 그럼 저는 코치로서 그걸 한 번 더 생각해서 전략을 짜는 거죠. 저는 양쪽을 다 해봤으니까요.

 

같은 종목이라도 대회 단체마다 심사 기준이 조금씩 달라요. 좋아하는 성향도 있고요. 컨디셔닝을 더 본다던 지 심미성을 더 본다던 지 그런 게 약간씩은 있어요. 그래서 저는 선수들에게 심사 기회가 오면 하라고 그래요. 경험하면 정말 보이거든요. 심사석에 앉아서 선수를 보는 감정을 느껴봐야 해요. 

 

Q. 팁을 하나 준다면요.

 

기본적으로 단체 성향을 파악해보고, 그 단체에서 하는 세미나를 가시면 돼요. 세미나에 안 가고서 나중에 ‘내가 몸 더 좋은데’ 주장하는 사람들도 많아요. 그리고 심사위원이 보디빌딩 종목 출신인지 모델 종목 출신인지도 파악해두면 좋아요. 더 디테일한 건 저희 팀에게만 알려주겠습니다.(웃음)
 

인터뷰는 2편으로 이어집니다.

 

김승호 (zahir@foodnamoo.com) 기자 
<저작권자(c) 개근질닷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사등록 2024-02-02 12:00:00 
김승호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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