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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MUSA 프로’ 임명하 “보디빌딩을 만난 건 운명 같아요”

등록일 2022.09.08 15:59 youtube insta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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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근질닷컴] 아시아 유소년 국가대표, 등 번호 에이스 10번. 촉망받는 축구선수였던 그는 갑작스레 찾아온 부상으로 인해 국가대표 축구선수의 꿈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삶의 전부였던 꿈이 하루아침에 사라지고, 절망 속에서 그가 다시 찾은 목표는 바로 ‘보디빌딩’. 보디빌딩을 만난 건 운명과도 같다는 임명하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서울대입구에서 다조아짐 1호점, 2호점을 운영하고 있는 도넛을 너무 좋아하는 임명하입니다.

 


▲ 사진=개근질닷컴

 

Q. 얼마전 있었던 MUSA 상반기 파이널 대회에서 프로카드를 획득. 당시를 떠올려 보자면?

 

원래 올해는 시즌을 보내지 않을 생각이었어요. 코로나19에 걸리면서 고생을 많이 했거든요. 두 달 넘게 기침으로 심하게 고생하고, 그러다 보니 가슴도 아프고 컨디션이 너무 안 좋아서 올해는 대회를 뛰지 말자고 생각했던 거죠.

 

코로나19 영향으로 식욕이 너무 저하돼서 다이어트로 식욕을 다시 올려보자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렇게 맘 먹고 다이어트를 하다 보니, 또 대회 생각이 나고. 개근질닷컴 홈페이지에서 대회 일정표를 확인해보니 마침 제가 생각한 시기에 MUSA 파이널 대회가 있더라고요. MUSA 대회 같은 경우는 제가 해마다 한 번씩은 나가는 대회예요. 특유의 축제 같은 정다운 분위기가 좋아서. ‘이건 내가 안 나갈 수 없지’ 싶은 마음에 대회 준비를 하게 됐고, 운 좋게 프로카드까지 획득하게 됐어요.

 

Q. 프로카드를 손에 넣었을 때 소감은 어땠나요?

 

갑작스럽게 준비한 대회였고 준비 기간이 평소보다 짧았던 건 사실이지만, 그만큼 더 열심히 준비했거든요. 이왕 나가기로 마음먹은 거 제대로 해보자는 생각이었고, MUSA 프로카드도 정말 얻고 싶었기 때문에 최종 1위로 불린 순간에는 기분이 너무 좋더라고요.

 


▲ 사진=개근질닷컴

 

Q. 거듭된 비교심사 후에 1위로 호명. 본인의 기량을 다 보여줬다고 생각하시나요?

 

사실 개인 포징에서 한 번 절었어요.(웃음) 무대에 오르기 전에 이미지 트레이닝을 충분히 했어야 했는데, 그 시간이 좀 부족했죠. 안 그래도 개인 포즈를 더 신경 써서 잘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실수를 한 번 하고 나니 계속 신경이 쓰이더라고요.

 

김일환 선수와 같이 비교 심사를 받았는데, 김일환 선수는 예전부터 봐 온 선배님이시고, 또 제가 선수로 뛰던 무대에 심사를 맡기도 하셨거든요. 그러다 보니 더 좋은 무대를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컸어요. 개인포즈도 그렇고, 코로나19만 아니었어도 더 좋은 컨디션으로 무대에 올랐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조금 남았죠.

 


▲ 사진=개근질닷컴

 

Q. 그렇다면 반대로, 우승 요인은 뭐인 것 같나요?

 

후면을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이 신경 쓰고 있어요. 아무래도 제가 가슴에 장애가 있다 보니까 앞보다는 뒤를 더 신경 쓰는 편이거든요. 저는 가슴 근육이 없는 채로 태어났기 때문에, 없는 걸 키울 순 없잖아요. 정면에서 비슷하다고 했을 때, 후면에서 점수가 많이 갈리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더 후면에 신경 쓰고 있는데, 그 점이 유효하지 않았나 싶어요.

 


▲ 사진=개근질닷컴

 

Q. 주변에서는 뭐라고 축하 인사를 전해주던가요?

 

엄청 특별한 축하 인사 그런 건 없었던 것 같아요. 늘 옆에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덤덤하게 ‘고생했다’,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 이 정도? 아무래도 성적이 좋으면 다 기쁜 거니까요. 그날 성적 좀 냈다 싶으면 더 기분 좋게 먹는 거고, 성적 못 냈으면 조금 다운돼서 먹는 정도의 차이인 것 같아요.(웃음)

 

Q. MUSA 상반기 파이널을 끝으로 시즌오프. 어떤 날들을 보내고 있나요?

 

네, MUSA 파이널이 끝나자마자 바로 시즌 오프를 했고요. 사업 준비 중인 게 있어요. 쉬면서 사업 준비도 하고, 센터 운영하면서 즐겁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 사진=임명하 제공

 

Q. 질문 흐름을 좀 바꿔볼게요. 웨이트는 언제,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웨이트는 중학생 때쯤 처음 시작했어요. 제가 원래 축구 선수 출신이다 보니까 트레이닝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웨이트를 하게 된 거죠. 본격적으로 웨이트를 하고 보디빌딩을 시작하게 된 건, 축구를 그만 둔 스물 네, 다섯 살쯤이예요. 십자인대 파열되고, 반월판 제거하고 그렇게 부상이 커지면서 축구를 그만두게 됐죠.

 

축구 선수 생활은 못하더라도 축구 업계에서 일을 계속 해 나갈 생각이었기 때문에 일단 헬스장에서 알바를 하면서 몸을 관리하기 시작했어요. 웨이트에 완전히 매료되는 데 한 달 정도 걸린 것 같아요. 헬스장 일을 시작하고 한 달 만에 바로 ‘아, 이거다’ 싶었던 거죠. 그때부터 10년을 몸 담았던 축구 생활을 청산하고 보디빌딩에 빠져들게 됐어요.

 


▲ 사진=임명하 제공

 

Q. 보디빌딩을 시작한 걸 후회한 적은 없나요?

 

후회한 적은 없어요. 제가 살면서 10년 이상을 붙잡고 있었던 게 축구예요. 축구를 10년씩이나 했는데, 그걸 한 달 만에 버릴 수 있을 정도로 저는 보디빌딩이 좋았어요. 절대 후회한 순간은 없고, 어떻게 보면 오히려 운명 같아요. 부상당하고 한 달 만에 제가 정말 해야 할 일을 찾은 느낌이었죠. 그래서 더 열심히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사실 저는 제가 보디빌더라고 생각하지 않거든요. 그냥 헬창이죠.(웃음) 제가 생각하는 보디빌더는 기준이 조금 높아요. 삶의 모든 것에서 운동과 보디빌딩이 1순위가 돼야 진정한 보디빌더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그게 쉽지가 않죠. 저도 그렇고, 많은 선수 분들이 그럴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저를 그냥 헬창인데 보디빌딩도 조금 하고 있는 그런 사람이라고 소개해요.

 

Q. 과거 축구를 했던 일이 현재 보디빌딩을 하는 데 도움이 되나요?

 

정말 큰 도움이 됐죠, 특히 체력적으로. 축구 선수를 했을 때 운동량이 워낙 많았어요. 우리나라 축구선수들이 다 그럴 텐데, 새벽운동 2~3시간 하고, 오후운동 2~3시간 하고. 그리고 저녁에는 저녁운동으로 또 2~3시간 운동하는 게 일상이거든요. 그렇게 훈련하는 과정에서 부상을 입기도 하고. 저는 그러다 축구를 그만 둔 케이스라서 체력적으로 상당히 많은 도움이 됐어요.

 

그리고 하체 운동할 때. 보디빌딩에서도 하체가 특히 중요하잖아요. 축구선수들이 보통 하체가 다들 엄청 좋아요. 그러다 보니 넘어온 후에 하체 운동을 할 때도 수월하게 할 수 있었어요. 전반적으로 체력이나 하체적인 부분, 코어 이런 쪽에서 많은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 사진=임명하 제공

 

Q. 그렇다면 보디빌더 임명하의 첫 대회는 어떤 대회였나요?

 

아마 나바코리아의 노비스 대회였던 것 같아요. 제 기억으로는 당시에 그 대회가 처음 시작한 해였던 것 같은데, 출전 선수가 800명 정도 몰렸던 기억이 있어요. 체급전도 장난이 아니었죠. 한 체급에 50명씩 나오고, 스포츠모델이나 피지크 같은 경우에는 90명씩 출전했을 정도로 사람이 많은 대회였어요.

 

그 당시에 저는 사실 다이어트를 하고 운동을 할수록 가슴이 너무 꺼지고 두드러져 보이니까 굉장히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거든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대회를 한 번 뛰어보자, 싶은 마음에 출전했는데, 제가 거기서 체급 2등을 했어요. ‘아, 이 운동을 하는데 내 가슴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구나’ 처음으로 깨닫기 시작한 거죠. 제 인생 두 번째 대회인 피트니스스타에서 우승을 했는데, 그날 이 운동에 확신을 가지고 그때부터 매년 시합에 나갔어요.

 

선천적으로 가슴에 장애가 있다 보니까 그 부분에 대해서 나가서 한 번 평가를 받아보자, 라는 생각이 컸던 것 같아요. 계속 혼자 스트레스 받을 바에는 가서 정정당당하게 겨루고 평가를 받자. 그리고 그 후에 선수를 할지 말지를 결정하자. 이런 생각으로 출전한 대회였던 거죠. 덕분에 제 몸에 대한 확신도 생기고 지금의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 사진=개근질닷컴

 

Q. 가슴에 그려진 타투가 굉장히 인상 깊어요

 

타투는 관상이다, 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어요. 앞서 계속 말씀드렸지만, 저는 제 한쪽 가슴이 너무 큰 콤플렉스고 스트레스였거든요. 다이어트를 하면서 음푹 파이는 모습을 보면 스트레스도 더 커졌죠. 구레나룻 하나만 짝짝이어도 신경 쓰이는데, 가슴이 완전 짝짝이라고 생각해보세요.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거예요.

 

그래서 이걸 타투로 덮어보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바로 제 가슴 모양 대로 타투를 그려 넣은 거죠. 남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저는 이 타투에 대한 만족도가 되게 높아요. 나중에는 다른 부분이 허전해 보이더라고요?(웃음) 그래서 심사에 최대한 반영되지 않는 곳을 찾아서 전완 쪽에 하나 더 그리게 된 거죠. 다른 부분은 제가 선수 생활을 그만 두지 않는 이상 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선수로서 가려지면 안 되는 부분들이니까요.

 


▲ 사진=임명하 제공

 

Q. 아까 잠깐 말씀하셨는데, 사업 준비 중인 게 있으시다고요?

 

네, 제가 워낙 도넛을 좋아하다 보니까 편하게 맘껏 먹기 위해 도넛 가게 오픈을 준비 중이예요.(웃음) ‘컵넛’이라고 부산 쪽에는 매장이 꽤 있고, 유명한데 서울에는 매장도 없고 사람들이 잘 모르거든요. 제가 직접 먹어봤는데 맛도 정말 좋더라고요. 이 맛있는 도넛을 혼자 먹을 순 없다는 생각에 제가 아이디어를 내서 서울대입구역에 ‘컵넛’ 첫 서울 매장 오픈을 준비하고 있어요. 샤로수길에서 맛집 운영 중인 김도현 대표와 함께 오픈하는데, 저희 둘 다 처음 이 도넛 맛을 보고 ‘됐다, 이거다’. 바로 정했죠.(웃음)

 

10월에 정식 오픈 하니까요, 모두들 오셔서 맛있는 도넛 드셔 보고 가세요^^

 


▲ 컵넛 부산대점=인스타그램 @cupnut__jangjeon

 

Q. 선수 생활에, 센터 운영. 거기다 도넛 가게까지. 혹시 몸이 여러 개…?

 

솔직히 말씀드리면 조금 힘들긴 해요.(웃음) 그런데 제가 성격이 예전부터 조금 그런 편이었어요. 트레이너를 할 때도 하루에 13개, 14개씩 수업을 너무 많이 잡아서 문제였고요. 개인 운동에 수업에 식단에 뭐에…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총괄 매니저직을 받았는데, 그러고 정신 차려보니 센터 오픈을 준비하고 있고. 이런 식이예요, 제가.(웃음)

 

더 나은 삶을 위해서 계속 추가하고 추가하다 보니까 이렇게 바쁘게 살게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결국엔 그것들이 다 제가 좋아하는 일이라서 힘들어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 사진=개근질닷컴

 

Q. 다음 시즌 계획에 대해서 들어보고 싶어요

 

일단 체중을 조금 더 올려볼 생각이예요. 내년에는 지금보다 사이즈적으로 많이 커진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제가 근질이나 컨디셔닝 부분에서는 호평을 많이 받고 있는데, 사실 요즘 보디빌딩 업계 자체가 사이즈 적인 부분을 많이 보는 추세 같더라고요. 스스로 사이즈에 대한 욕심도 있는 편이기도 해서 그쪽으로 보완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제 장점인 근질이나 컨디셔닝은 유지하되, 근육량이나 체형적인 부분을 더 보완하고 싶어요.

 

특별히 나가겠다고 생각한 대회는 없어요. 다만 당장 내년이 될 수는 없겠지만, 최종적으로는 ‘미스터 올림피아 212’ 무대에 서 보고 싶어요.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최종적인 목표는 212 대회 도전이예요.

 


▲ 사진=임명하 제공

 

Q.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저는 2개의 장애를 앓고 있습니다. 하나는 오른쪽 가슴에 선천적으로 갖고 태어난 ‘폴란드증후군’이고, 또 하나는 과거 축구하던 시절에 부상으로 생긴 무릎 장애입니다. 물론 저도 처음엔 많은 고민과 걱정을 안고 이 운동을 시작했어요. 하지만 결국 이겨냈고 지금의 자리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저도 잘 해내고 있으니, 혹시 도전하지 못하고 고민 중인 일이 있다면 저를 보면서 용기를 한 번 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끝이라고 생각했던 모든 것들은, 예상치 못하게 끝이 아니라 시작일 수도 있다

- 그레고리 포터

 

 

강여울 (k.yul@foodnamoo.com) 기자 
<저작권자(c) 개근질닷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사등록 2022-09-08 15:59:07 
강여울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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