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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賞] ‘끈기의 힘’ 민홍기 “6년간 매주 같은 루틴 소화”

등록일 2020.11.20 11:53 youtube insta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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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권성운 기자

 

[개근질닷컴] “대회와 관계없이 지난 6년간, 나만의 루틴을 지켜왔다”

 

지난 6년 간 참가한 보디빌딩 대회에서 오버롤은커녕, 체급 1등 한번 해본 적 없던 ‘무명의 사나이’가 파란을 일으켰다.

 

민홍기는 지난 10월 25일 전주한옥마을에서 치러진 ‘제13회 전주시장배 보디비딩&피트니스대회’에서 미스터 전주 대상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지난 6년 간 한 주도 거르지 않고, 자신만의 루틴을 지켜온 결과였다.

 

학창 시절부터 체격이 좋았던 민홍기는 16살 때까지 체력장에서 팔굽혀펴기와 턱걸이를 하나도 못하던 ‘빈 깡통’이었다. 그랬던 그가 운동을 시작하기로 마음을 먹은 후 정확히 16년 뒤 ‘속이 꽉 찬’ 남자가 됐다.

 

민홍기 “‘한 게’ 없는 사람이 아닌, ‘한계’가 없는 사람이 되고 싶다”

 


▲ 민홍기와 보디빌딩 대상 결정전 참가자들. 사진=권성운 기자

 

대회 당일 인터뷰에서 대상은 처음이라 했다. 다시 한번 축하한다

 

대상은 물론 대회에서 보디빌딩 일반부 체급 1등도 처음이다. 보통 1년에 3~4개 대회에 참가해 왔다. 그 중에서도 현재 거주하는 곳이 김제라서 미스터 전주 선발대회는 올해까지 2018년을 제외하곤 2015년부터 매년 도전했다. 단지 운동이 좋고, 대회가 좋아서였다. 그런데 체급 1등과 대상을 함께 받다니 평생 쓸 운을 다 쓴 건 아닌지 걱정 된다.(웃음)

 

애초에 대상은 언감생심(焉敢生心) 꿈도 꾸지 않았다. 개인적으로는 체급 2등이라도 하면 다행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운이 좋아서 대상을 받은 것 같다. 당시 너무 좋았지만, 얼떨떨한 것도 있고 함께 대상 결정전에 참가한 선수분들을 위해 크게 환호하거나 티는 안 냈던 것 같다.

 

이번 수상은 이 운동을 함에 있어 끝이 아닌 시작이라 믿는다. 앞으로는 부담감을 짊어지고 더 열심히 정진할 생각이다.

 


▲ 사진=민홍기 제공

 

올해 대부분의 대회가 그렇듯 전주대회도 몇 차례 연기되는 홍역을 치렀다. 대회 준비에 애로 사항이 있었다면

 

대회와 관계없이 늘 운동을 한다. 식단도 벌크업이나 다이어트용이 따로 없다. 그래서 대회 날짜가 변경되든, 되지 않든 상관이 없었다. 굳이 비유하자면 군대에서 비상 상황이 생기면 가장 먼저 출동하는 ‘5분 대기조’처럼 365일을 대회에 나갈 수 있게 준비해 놓는다.

 

예전엔 벌크업 후 대회 날짜에 맞춰서 다이어트를 했는데, 해가 거듭될수록 그게 더 힘들어지더라. 살이 잘 빠지지도 않고. 그래서 찾은 나만의 방법이 ‘평소에 관리를 꾸준히 하자’다. 먹는 것도 늘 조심하고, 대회 날짜가 잡히면 무리 없이 최상의 몸을 만들어서 무대에 오를 수 있게끔 몸 컨디션을 유지하는 편이다.

 

결과적으로 이번에 대회가 연기됐을 때 보다 완성된 몸을 선보일 수 있어서 오히려 더 좋았다. 내게는 기회가 됐다. 운동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더 번 셈이니까.

 

‘5분 대기조’ 생활은 언제부터

 

마음먹고 운동에만 매진한 순간부터다. 그게 27살 때니까 올해로 6년째다. 6년 동안 매일 웨이트를 했다. 정확히는 주 6일인데, 매주 일요일에는 등산과 자전거 타기를 하고 있다. 등산의 경우, 전주와 김제 사이에 위치한 모악산에 간다. 전날이(토요일) 하체 운동을 하는 날이라 늘 정상은 못 찍고 중턱까지 올라갔다가 돌아오는 편이다.(웃음)

 


▲ 매주 월~토요일은 웨이트를 하고, 일요일에는 등산이나 사이클을 즐기는 민홍기. 사진=민홍기 제공

 

일요일을 제외한 요일별 운동 루틴은

 

월요일 오전에 가슴을 하고, 저녁에 어깨를 한다. 화요일 오전에는 등, 저녁에는 팔을 하고, 수요일 오전에 하체 후 그날 저녁은 쉰다. 다음날 목요일엔 오전에 어깨, 저녁에 가슴을 한다. 그리고 금요일 오전에 팔, 저녁에 등을 한 후 토요일에 하체를 하고 일요일에는 등산 혹은 사이클로 마무리하는 식이다.

 

매주 루틴을 지키기가 힘들지 않나

 

워낙 규칙적인 걸 좋아하니까 루틴 자체를 지키는 건 힘들지 않았다. 다만 운동 파트너가 따로 없어서 혼자였던 게 오히려 더 힘들었다. 나는 이 운동만 바라보면서 지켜내는데 함께 운동을 시작했던 이들은 결국 다른 목표가 있더라.

 

그나마 이렇게 혼자 운동하는 날 보고 곁에서 조언을 해주거나 도움을 주는 분들이 있어서 지금까지 버텨낼 수 있었다. 이 지면을 빌려 다시 한번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

 


▲ 사진=권성운 기자

 

운동 자체는 27살 때 처음으로 시작한 건지

 

중학교 때 체력장을 하는데 3년 내내 팔굽혀펴기와 턱걸이를 단 한 개도 못했다. 당시에도 체격이 작은 편이 아니어서 오죽하면 친구들이 ‘빈 깡통’이라고 놀렸다. 정말 단순히 체력을 기르고 싶었다. 아직 따지 않은 ‘속이 꽉 찬 깡통’이 되고 싶었다.

 

그 시절, 동네가 시골이라서 헬스장이 아예 없었다. 방과 후 운동장을 달리고 철봉에 무작정 매달리기를 반복했다. 마침 이렇게 운동에 열을 올리고 있을 무렵 아버지께서 건설 현장에서 일을 하셨는데 타이밍이 좋게도 현장에 있던 가정용 벤치와 덤벨을 집에 가져오셨다. 너무 좋아서 미친듯이 운동에 매진했다.

 

그리고 이 시기 *‘펌핑아이언’이라는 70~80년대 보디빌더들의 다큐멘터리도 시청하게 되면서 운동에 대한 열정이 생겼다. *펌핑아이언: 아놀드 슈왈츠제네거, 루 페리노, 프랑코콜롬부, 프랭크제인 등의 보디빌더들이 초창기 미스터 올림피아와 미스터 유니버스 대회를 어떻게 준비하는지, 보디빌딩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다큐멘터리 영화.

 

이후 고등학교 졸업할 무렵, 동네에 헬스장이 처음 생겨서 찾아갔는데 진짜 내겐 천국이었다. 사실 처음엔 덩치가 큰 관장님을 보고 무서워했던 기억도 있다.(웃음) 며칠을 헬스장 구석에 처박혀 혼자 운동하니, 나중에는 먼저 말도 걸어주시고 운동법도 많이 알려주더라.

 


▲ 전문 하사관 시절의 민홍기와 부대원들. 사진=민홍기 제공

 

이후에는?

 

관장님께 한동안 운동을 배우다가 군대를 갔고, 2년 반 정도 복무한 뒤 전문하사로 전향했다. 말뚝을 박고 싶었다. 원래 하루 일과표를 정한 후 그걸 실행하는 스타일이라 규칙적인 생활하면 떠오르는 군인이 내겐 천직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가 직접 하는 거랑, 누가 시켜서 하는 거랑 간극이 컸다. 결국 복무를 마치고 다시 사회로 나오게 됐다.

 

막상 제대하고 보니 농업고등학교를 나왔기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았다. 먹고는 살아야 해서 바로 일용직에 뛰어들었다. 낮에는 닥치는 대로 일하고 밤에는 운동하면서 3년 정도 보냈는데, 그렇게 살다 보니 26살 때 허리디스크가 터지더라.

 

1년 정도 재활하면서 느낀 게 ‘더 늙으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운동도 못할 수 있겠다’란 생각이 들었다. 일단 죽이 되든 밥이 되든 간에 뛰어들자란 마음으로 보디빌딩에 올인하게 됐다.

 

현재 직업은 트레이너인가

 

프리랜서 트레이너로 일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벌이가 예전만큼 못하다. 사실 하루에 운동을 두번씩 하다 보니 PT를 많이 못하는 부분이 크긴 하다. 하지만 애초에 이 직업을 택한 이유가 돈 보다는 운동에 대한 욕심이 더 커서다. 앞으로도 당분간은 무조건 운동에 올인할 생각이다.

 


▲ 민홍기의 가장 든든한 서포터이자, 자신의 팬 1호인 어머니(오른쪽). 사진=권성운 기자

 

대회 날, 어머님이 일당백의 목청으로 응원하시더라

 

6년 전 첫 무대에 오르는 순간부터 어지간한 대회는 다 찾아와 응원해주셨다. 대상을 탄 날엔 탄도 직접 발라주시고. 다른 참가자들은 친구들이나 여자친구가 함께 와서 서포터를 하는데, 내겐 어머니가 가장 든든한 서포터인 셈이다. 이제는 대회장에 어머님이 안 계시면 어색할 정도다.(웃음)

 

마땅한 운동 파트너도 없는 상황에서 버팀목이 돼주는 건 어머님뿐이다. 사실 6년을 매일 같이 루틴을 지켜왔지만 나도 사람인지라 하루 정도는 운동을 쉬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대회장 와서 목청껏 응원해주는 어머님을 생각하면 덤벨을 들기 위해 몸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

 

대상 이후 한 달 정도의 시간이 흘렀다. 요즘 근황은 어떤가

 

대상 탄 다음날(월요일)부터 똑같이 루틴을 지키고 있다. 올해 시즌 오프까지 두 개 대회(UNF그랑프리, 인바코리아)가 아직 남았는데 어머님에게 다시 한번 금빛 트로피를 전달해 드리고 싶다.

 

지난 전주 대회 이후에 백 포징이 마음에 안들었던 부분과 후면 다이어트가 덜 돼서 이 부분을 중점적으로 케어하고 있다. 그리고 하체와 등 운동을 좀 더 신경써서 하는 중이다.

 


▲ 사진=권성운 기자

 

개인 SNS에 ‘목표가 없는 인생은 죽은 거나 마찬가지다’라고 적혀 있다. 그 목표가 궁금하다

 

로니 콜먼, 아놀드슈워제네거 같은 훌륭한 보디빌더가 되는 게 첫 번째 목표다. 그리고 요리 잘하는 사람은 나중에 자신의 이름을 건 음식점을 내고 싶어하고, 헤어에 관심있는 사람은 미용실을 차리고 싶은 게 일반적인 꿈인데 나 역시 나중에는 내가 직접 헬스장을 운영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나는 할 수 있을 거라 믿는다. 한 걸음씩 묵묵하게 매일을 끈기있게 버텨내다 보면 가능하다. 분명 느릴 순 있겠지만 ‘한 게 없는’ 사람보다는 ‘한계가 없는’ 사람이 되고 싶다. 지켜보면 알 수 있을 거다.

 


▲ 사진=권성운 기자

권성운 (kwon.sw@foodnamoo.com)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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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20-11-20 11:5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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