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너 닫기
위로위로 홈

‘소방빌더’ 최지필 “누군가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겠다”

등록일 2020.07.31 17:43 youtube instagram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기사스크랩 이메일문의 프린트하기 쪽지신고하기 URL복사 공유하기


▲ 사진=최지필 제공

 

[개근질닷컴] 대한민국 국민의 마음 속 히어로 소방관이 피트니스 무대에 등장했다.

 

최지필은 지난 7월 11일 부산MBC 드림홀에서 개최된 ‘2020 WNC 부산 대회’에서 남자 스포츠모델테마 종목에 참가해 당당히 체급 정상을 밟았다.

 

그동안 WNC 스포츠모델테마 종목 참가자들은 대부분 운동 선수로 무대를 연출해왔다. 이날 부산 대회에서도 테니스와 야구 등의 스포츠 종목 컨셉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단 한 명을 제외하고.

 

모두가 스포츠 스타로 분한 가운데 최지필은 자신의 직업 특성을 살린 무대 연출로 관중과 심판위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특히 소화기를 이용한 역동적인 포징과 본업과 병행하며 갈고 닦아 온 근질이 일품이었다. 

 

인명을 구하기 위해 꾸준히 웨이트를 하는 올해 27살의 젊은 청년 최지필이 말하는 소방관은 어떤 모습일까.

 

“소방관은 날 필요로 하고,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보람된 일”

 


▲ WNC부산 남자 스포츠모델 테마 입상자들. 사진=김병정 기자

 

스포츠모델 테마 종목에서 홀로 소방관 복장으로 무대를 꾸몄다

 

이번에 참가한 WNC부산이 생애 첫 대회다. 종목 특성상 나란 존재를 잘 보여줄 수 있는 컨셉을 고민하다가 본업인 소방관의 모습을 심판위원들에게 어필하면 좋을 것 같았다. 고민 끝에 현장에서 입는 옷으로 무대를 꾸미게 됐고, 좋은 결과가 있었다.

 

덕분에 눈에 아주 잘 띄었다. 소방관 경력은

 

지난해 2월부터 울산 중부소방서에서 일을 시작했으니, 이제 1년 반 정도 됐다.

 

어릴 때부터 소방관이 꿈이었다. 학창 시절 사이렌을 울리며 소방관들이 출동하는 풍경을 우연히 가까이서 지켜본 적이 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게 차량 안에서 분주히 방화복을 입으시던 소방관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출동하는 그들의 모습이 내겐 마치 영웅 같았다. 그때부터 나도 누군가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고 싶었고, 소방관을 꿈꾸게 됐다.

 

웨이트는 소방공무원을 준비하면서 체력테스트 대비용으로 시작 한 건지

 

처음 시작은 좀 더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다. 군대 전역 후 아르바이트를 헬스장에서 하게 되면서 웨이트에 본격적으로 입문했다.

 

이때부터 조금씩 했던 웨이트로 기초 체력을 다질 수 있었고, 훗날 소방관 체력테스트를 통과하는데도 큰 도움이 됐다. 현재는 현장에서 지치지 않고 달릴 수 있는 밑거름이 되고 있다. 

 

소방관이 된 후 대회에 참가한 계기는 따로 있을까

 

앞서 아르바이트로 일했던 헬스장의 송재명 관장님이 참가비 등을 지원해줄 테니 대회에 나가보라고 권유해서 참가하게 됐다.

 

예전에 웨이트를 처음 시작할 때 관장님께서 알려준 운동에 대한 조언과 노하우들이 이번 첫 대회 준비에 큰 도움이 됐고, 실제로도 좋은 성적을 거둬서 너무 감사하다.

 


▲ 사진=최지필 제공

 

생애 첫 대회를 치룬 소감

 

대회 준비 기간이 짧아서 완벽한 몸을 준비하지 못한 게 가장 아쉽다. 부산에서 대회가 있다는 사실을 너무 늦게 알게 돼서 한달 반 정도만에 몸을 급하게 만들었다.

 

사실 생애 첫 대회였기에 좀 더 오랜 시간을 두고 잘 준비해서 나가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다. 다행히 결과가 좋긴 했지만 몸 완성도 부분에서는 아쉬움이 남는 건 사실이다.

 

당시 대회 때 상체만 보였는데 하체 근질 수준은 어떤가

 

전문 빌더가 아니라서 하체가 아주 훌륭하다는 말은 못하겠다(웃음). 다만 관장님께서 본 내 하체 근질은 ‘테마가 아니라 그냥 스포츠모델로 나갔어도 괜찮았겠다’라고 하시더라. 다음에 기회가 돼서 대회에 참가할 땐 스포츠모델에 한 번 도전해 볼 생각이다.

 

준비 기간 동안 어떤 부분이 가장 힘들었나

 

직업상 몸을 계속 움직여야 하는 데다, WNC 대회 준비 기간이 9월에 있을 전국소방기술경연대회 훈련 기간과 겹치면서 체력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것 같다. 한동안 오전에는 소방훈련을 하고, 오후에는 헬스장에서 매일 운동하면서 보냈다.

 


▲ 사진=최지필 제공

 

소방기술경연대회에 본인이 나가는 종목은

 

나 같은 경우, 화재진압 분야 대표로 차출이 됐다. 화재진압은 속도방수와 화재진압전술로 나뉘어 치러진다. 속도방수는 호수를 빨리 전개해서 얼마나 빠르게 타겟을 향해 물을 방수하는 지를 겨룬다.

 

진압전술은 주어진 상황을 해결하는 능력을 본다. 예를 들어 1층에서 타켓을 향해 물을 방수하고, 2층에선 고립된 소방관을 구하는 등의 상황을 해결하는 것이다. 전국대회가 오는 9월 22일에서 23일까지 치러지는 데 좋은 성적 거둘 수 있게 최선을 다해 훈련 중이다.

 

좋은 성적 거둘 자신있는지

 

전국대회의 경우 현 소속 센터 사람들과 하는 게 아니라, 울산 중부소방서 센터별로 대표로 한명씩 차출 후 모여서 훈련을 진행한다. 처음엔 다들 모르는 센터에서 오신 분들이라 어색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단합도 잘 되고 팀장님과 부장님이 잘 이끌어 주셔서 좋은 성적이 나올 것 같다.

 

소방기술경연대회에 ‘몸짱 소방관’ 종목도 따로 있을 텐데

 

종목은 있다. 다만 정식종목이 아니라 시범종목이다. 시범종목에 몸짱 소방관과 소방 드론이 있는데 그나마도 올해는 코로나19로 취소됐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몸짱 소방관 종목에도 나가 볼 생각이다.

 


▲ 사진=최지필 제공

 

가장 기억에 남았던 현장은

 

울산 북구 벽산e빌리지 아파트에 화재가 난 적이 있다. 당시 팀장님이 옥상까지 올라가면서 문을 두드려 남은 사람이 있는지 수색 명령을 내리셨다. 올라갈 때는 아무 반응이 없어서 처음엔 전원 대피한 줄로만 알았다. 그래도 혹시 몰라서 내려가면서 다시 한번 수색을 하는 중에 11층에서 문이 열리더니 아저씨 한 분이 쓰러지시더라.

 

달려가서 확인해보니 이미 연기를 많이 마신 상태였다. 서둘러서 함께 내려가려고 하니 아저씨가 ‘집을 떠나기 싫다’고 자꾸만 거부해서 난감했던 기억이 있다. 연기는 계속 피어오르고, 눈 앞에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두고 갈 순 없고…

 

일단은 더 이상 연기를 마시면 위험할 것 같아서 보조마스크를 아저씨한테 씌웠다. 이후 조금은 안정이 됐는지 그때서야 내려가겠다고 하시더라. 그렇게 무사히 아저씨를 업고 탈출했는데 그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선배님들도 연차가 많지 않은 대원이 현장에서 보조마스크를 사용해 인명을 구한 건 아주 드문 일이라고 칭찬해줘서 지금 생각해도 보람된 순간이었던 것 같다.

 


▲ 사진=최지필 제공

 

개인적으로 세상에 수많은 직업이 있지만 각 분야를 떠나서 리스펙(RESPECT) 하는 직업 중 하나가 소방관이다. 소방관이 생각하는 소방관은 어떤가

 

소방관은 ‘누군가가 나의 도움을 필요로하고,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거 자체가 너무 보람되고, 멋진 일이다. 그 사실만으로도 현장이 고되고 아무리 힘들어도 이겨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끝으로

 

먼저 유명 보디빌더들이 소개되는 이런 미디어에서 부족한 날 인터뷰해줬다는 사실에 너무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꾸준히 운동해서 인명을 구하는데 최선을 다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

 

장마철이라 날씨도 좋지 않고, 코로나19 때문에 모두가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전국의 모든 소방관을 포함해서 국민들이 오늘 하루를 안전하게 보내길 바란다. 대한민국 소방관 화이팅!

 


▲ 사진=최지필 제공

 

“반드시 ‘두 사람’을 구할수 있기를 나는 기도합니다.

내 등에 업은 ‘한 사람’ 그리고 ‘나 자신’,

내 목숨을 잃으면 다른 사람을 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 어느 소방관의 글에서 -

 

권성운 (kwon.sw@foodnamoo.com) 기자 
<저작권자(c) 개근질닷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사등록 2020-07-31 17:43:04 
권성운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올려 0 내려 0
관련뉴스 더보기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유료기사 결제하기 무통장 입금자명 입금예정일자
입금할 금액은 입니다.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가장 많이 본 뉴스

종합 보디빌딩 연예 스포츠 건강

GGJ 유튜브 더보기

핫이슈 더보기

핫피플 더보기

커뮤니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