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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준호의 Hustle] ‘한 팔 없는’ 피규어 선수 엘리자베스, ‘한계는 없다’
개근질닷컴| 등록2019-05-22 17:46| 수정2019-05-23 16:23 facebook twitter

▲ NPC figure 2018 무대 위 엘리자베스 가르반. 사진=NPC figure 공식 홈페이지


[개근질닷컴] 우리는 정말 같은 시작 선에서 인생을 출발했을까?

미국 노스 나코다, 팔고에서 태어난 엘리자베스 가르반은 3살 때 낡은 탈수기에 한쪽 팔을 잃었다. 그녀의 고난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같은 해에 병으로 청력을 잃고 16살에는 어셔증후근 판정을 받았다. 게다가 성인이 된 후 그녀는 척추 수술을 받아 네 개의 철심을 박았다.

척추 수술 후 대부분의 의사는 입을 모아 말했다. 엘리자베스가 이제 더는 남들처럼 생활하기 힘들 것이라고. 하지만 엘리자베스는 의사의 말을 무시하고 웨이트 트레이닝을 시작한다.

그리고 그녀는 결국 2018년 미국에서 열린 ’NPC figure 2018’에서 성공적으로 무대를 마친다. 3살부터 장애를 갖고 시작한 그녀의 길고 길었던 레이스의 결승선이 보이는 순간이었다.

엘리자베스의 출발선은 분명 남들과 달랐다. 어쩌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뒤에서 시작했을지도 모른다. 웨이트를 할 땐 한쪽 팔에 기계를 감고 당기고, 당기며 감히 상상할 수 없는 노력을 쏟았다.

그리고 어느새 그녀는 보이지 않는, 그러나 결코 넘어설 수 없을 것처럼 보이기도 했던 출발선의 간극을 넘어 남들보다 앞서가기 시작했다.


▲ 그 누구보다 아름다운 데피니션을 가지고 있다. 사진=엘리자베스 가르반 인스타그램


Couldn’t you do something? (이거 못하시죠?)

엘리자베스가 수도 없이 들었던 말이다. 그녀는 “그런 말을 너무 많이 들어서 기억할 수 없을 정도예요”라며 “제가 남들처럼 무엇이든 혼자 할 수 있다고 믿었기에 어떠한 도움도 필요 없다고 생각했어요”라고 말했다.

엘리자베스의 열정의 시원을 알려면 그녀의 고등학교 재학시절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그녀는 고등학교 시절 한 친구를 만나 인생이 변했다고 말한다.

“학교에 나처럼 한 쪽 팔을 잃은 친구가 있었어요. 그녀에게 장애인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고, 그 동기부여가 원동력이 되어 웨이트를 시작했습니다”라고 엘리자베스는 회상했다.

그녀는 웨이트뿐만 아니라 학교에서 열린 투포환 대회에서는 기존 최고기록을 깨며 MVP를 수상했고, 모델 생활을 하며 최고의 재능상, 모델상을 동시에 받았다. 장애를 가진 친구뿐만 아니라 모두에게 귀감이 된 영광의 순간이었을 것이다.

엘리자베스는 운동만이 아니라 타인에 대한 봉사 정신도 남달랐다. 그래서 학교에 다니며 ‘라이프 가드’가 되기로 결심했다.

처음 학교 측은 엘리자베스의 도전을 만류했다. 그녀가 가진 장애로 인해 물속에서 사람을 구하는 일이 위험하고 힘들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엘리자베스는 자격증 시험의 기회를 적극적으로 요구했고 보란 듯이 CPR, 응급치료, 필기시험, 수영시험까지 통과했다.

“학교 측이 틀렸다는 걸 증명했고, 자격증을 갖춘 라이프가드로 4년간 근무했어요.” 엘리자베스는 라이프가드로 봉사했던 시간을 자랑스럽게 떠올렸다.


▲ 한쪽 팔을 줄로 연결해서 운동하는 엘리자베스 가르반. 사진=엘리자베스 가르반 인스타그램


인생 2막의 시련, 척추 수술 받고 또 일어선 엘리자베스

성인이 된 엘리자베스는 척추 수술을 받으며 또 한 번 인생의 전환점을 겪는다.

의료진은 수술 후 엘리자베스에게 ‘더는 예전 같을 수 없을 것’이라고 얘기했고, 엘리자베스는 큰 충격에 빠진다.

그녀는 이 순간을 기억하며 “내가 앞으로 예전 같을 수 없다고 들었을 땐 정말 충격이었죠. 일 년 반의 회복 기간을 거치고 나서 내 몸에 대해 스스로 연구한 결과 보디빌딩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 순간 의사가 한 말이 계속 머릿속에 남는거예요. 그때 나 자신을 돌아보며 ‘일어서자, 움직이자, 소매를 걷어 올리고 당신들이 틀렸다는 걸 증명해 보이겠어’ 이렇게 다짐했죠”라고 말했다.

의료진은 한계를 말했지만, 엘리자베스는 동의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갔다. 그녀는 자신의 다짐이 결코 생각만이 아니었음을 증명하며 NPC figure 2018 무대에서 성공적인 데뷔를 치른다. 그녀의 나이 40세의 일이다.

그녀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앞으로 꾸준히 운동량을 늘려 피지크 대회 출전도 계획하고 있다”며 또 한번의 레이스를 예고했다.


▲ 팔 매스를 보면 그녀의 노력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알 수 있다. 사진=엘리자베스 가르반 인스타그램


엘리자베스는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에 대한 믿음을 져버리지 않았으며 꿋꿋이 자신의 길을 만들어왔다. 목표를 했으면 반드시 이뤄왔기에 그녀의 피지크 도전을 아무도 비웃거나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기자는 엘리자베스를 통해 자신을 돌아봤다. 언제나 의지를 탓하기보다 항상 상황 탓이 많았다. 업무가 바빠서 하지 못했던 운동, 공부 등 수도 없다. ‘의지가 부족한 것이 아니야, 바빠서 그럴 뿐이야’라는 자기 위안을 하면서.

비록 다른 피규어 선수들과 시작점이 달랐던 엘리자베스는 남들과 같이 도착점에 안착했다. 아니면 아직 도착점을 위한 마라톤을 계속 진행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 결승선이 어디든, 어떤 위치에서 시작하든 그녀의 질주는 막을 수 없을 것이다.

엘리자베스는 이렇게 말했다. ‘내가 할 수 있으면 당신도 할 수 있어요’라고. 그녀는 반대로 ‘당신들이 할 수 있으니까, 나도 할 수 있어요’라는 말을 전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허준호 기자(hur.jh@foodnamoo.com)


<저작권자(c) 개근질닷컴,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등록 2019-05-22 17:4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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