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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GBBF김포’ 황재은 “결혼 후 거머쥔 생애 첫 오버롤”

등록일 2019.10.19 00:00 youtube insta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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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 후 인생이 180도 달라진 황재은. 사진=김병정 기자

[개근질닷컴]

“머리가 좋은 남편이란 존재할 수 없는 말이다. 왜냐하면, 정말로 머리가 좋은 남자라면 결혼을 안 할 테니까” 프랑스의 유명한 소설가이자 극작가 앙리 드 몽테를랑(1896~1972)의 말이다.

그의 말 대로라면 지난 6월 15일 화촉을 올린 보디빌더 황재은은 바보(온달)일 뿐만 아니라 불행한 결혼 생활을 하고 있어야만 한다. 하지만 그는 지금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을 경험하고 있다. 다시 말해 결혼 후 탄탄대로를 달리는 중이란 말이다.

보디빌딩 선수로 무대에 오른지 5년이 된 황재은은 얼마 전 첫 실업팀인 GBBF 김포에 들어간 것은 물론 난생 처음 그랑프리를 거머쥐었다. 이 모든 게 결혼 후 약 3개월만에 발생한 일련의 사건들(?)이다.

“아내의 든든한 내조가 있었기에 그랑프리를 거머쥘 수 있었다”

결혼 후 경기도 김포에 신혼 살림을 차린 황재은은 팀의 적극적 지원과 평강공주에 버금가는 아내의 슈퍼 내조로 커리어의 정점을 향해 가속 중이다. 인터뷰 내내 ‘결혼하길 잘했다’고 하는 이 남자의 자세한 속사정이 궁금하다.

황재은 “경기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 지난 9월 8일 제12회 광명시장배 대회에서 남자 일반부 생애 첫 오버롤을 거머쥔 황재은(가운데). 사진=김병정 기자

먼저 늦었지만 2019 제12회 미스터 광명에 오른 것을 축하한다

기분이 너무 좋다. 어떤 보디빌딩 선수라도 가장 오르고 싶은 자리가 그랑프리가 아닐까 싶다. 보디빌딩 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5년 정도 됐는데 체급 1위는 많이 했어도 그랑프리완 인연이 없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계속 도전했더니 이번처럼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 GBBF김포 팀원들과 지도자님들, 사랑하는 아내에게 영광을 돌리고 싶다.

그랑프리와 인연이 없었다는 건 이번이 처음인가

그렇다. 지난해에 참가한 성남협회장배에서 받은 근육상이 최고 순위였다. 그랑프리는 올해 광명시장배가 처음이다. 그랑프리로 이름이 호명됐을 때도 처음엔 난 줄 몰랐다. ‘내가 그랑프리가 맞나’란 생각이 들면서 어리둥절했다.

볼이라도 꼬집어 보지 그랬나

(웃음) 진짜 울 뻔했는데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참았다. 다시 생각해도 너무 영광스럽고 기쁘다.

다시 한 번 축하한다

감사하다.


▲ 광명시장배 일반부 그랑프리 결정전에서 포즈다운 중인 황재은(왼쪽에서 두번째). 사진=김병정 기자

어떤 부분이 첫 그랑프리에 오르는데 주효한 것 같은지

먼저 합류한 지 얼마 안 된 GBBF김포 소속 팀원들이 운동하는데 많은 도움을 줬던 게 컸다. 그리고 몸은 모든 선수들이 노력을 하기 때문에 다 좋다고 생각한다. 홀로 차별점을 두고 싶어 좀 더 신경 쓴 부분은 바로 포징이다. 몸이 아무리 좋아도 제대로 표현 못하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대회 전부터 집중적으로 포징 연습을 했던 게 주효했던 것 같다.

내 좌우명이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인데 가끔 몇몇 선수들이 당일 컨디션 관리에 소홀한 측면이 있다. 나 같은 경우 무대가 완전히 끝날 때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는 편이다. 이런 평소 습관이 도움이 된 셈이다.

컨디션을 끝까지 잘 유지한 방법이 따로 있을까

스스로 정한 식단 외엔 다른 건 절대 먹지 않는다. 예를 들어 탄수화물도 빵 같은 건 일체 먹지 않고 오직 정해진 것만 먹는다. 이번 광명 때는 쌀밥이랑 달걀프라이가 주 메뉴였다. 염분은 케첩으로 대신했고, 아몬드와 꿀을 함께 먹었다. 마지막까지 식단 조절을 잘해서 컨디션을 잘 유지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대회 준비하면서 기존과 달리 더 신경 쓴 근육 부위가 있다면

최근 동향을 봤을 때 하체와 등 부위가 잘 발달하지 못하면 좋은 성적을 내기 어려운 것 같다. 특히 하체 근질이 경쟁 선수들에 비해 특출나야 좋은 점수를 받을거라 생각해서 좀 더 신경 써서 운동했다.

어떻게?

운동도 늘 상 똑같이 하면 몸이 적응이 돼서 변화가 적기 마련이다. 그래서 루틴이나 운동법을 다양하게 시도했다. 레그프레스, 레그익스텐션과 스쿼트는 기본적으로 가져갔고, 점핑 스쿼트와 점핑 런지를 함께 병행했다. 특히 점핑이 들어간 운동법은 대둔근 발달에 좋은 효과를 얻은 것 같다.


▲ 사진=김병정 기자

앞서 보디빌딩을 한 지 5년이라 했는데 이 길로 들어선 계기는

처음엔 58kg 밖에 나가지 않는 왜소한 몸을 건강하게 바꾸고 싶어 운동을 시작했다. (운동을) 하다 보니 몸도 좋아지고,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을 다른 이에게 전하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트레이너 생활을 시작했고, 현재 10년 정도 됐다.

처음 5년 동안은 대회 생각이 전혀 없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회원분들에게 이론만 전달하는 데 한계가 느꼈지 더라. 직접 대회에 참가해 경험과 노하우를 알려줌으로써 좀 더 신뢰도 높은 트레이너가 되고 싶었다. 그렇게 한 두 번 대회에 참가했는데 어느새 매년 무대에 오르게 됐다.

매년 참가했다면 이 운동에 매력을 느꼈기 때문인데

대회에 참가하면서 어느새 정상은 한 번 밟아보고 싶단 열망이 생겼다. 사실 처음엔 입상도 못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성적이 올라가니 욕심이 생기더라. (웃음)그렇게 버티면서 이 악물고 노력했더니 이번 같은 좋은 결과가 뒤따랐다.


▲ 사진=황재은 SNS

개인 SNS를 보니 결혼한 지 얼마 안된 새신랑이더라

(웃음) 맞다. 지난 6월 15일에 백년가약을 맺었다.

늦었지만 축하드린다. 결혼 전과 후 마음가짐이 다를 텐데

솔직히 결혼 후에 그랑프리도 들어올리고, 몸도 더 좋아진 것 같다. 심적으로든, 육체적으로든 삶이 안정적으로 변한 셈이다. 아내의 내조 덕도 크다. 기존엔 식단을 스스로 다 챙겼는데, 결혼 후엔 아내가 세심하게 챙겨줘서 운동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아내 분은 어떻게 만나게 됐나

트레이너로 일할 때 회원분이셨다.

음…하라는 일은 안하시고

(폭소 후) 변명이지만 밤낮으로 헬스장에 붙어있다 보니, 밖에서 이성을 만날 시간이 잘 없다. 그나마 이성을 볼 수 있는 시간이 일할 때라 그렇게 됐다.


▲ 사진=황재은 SNS

대회 준비로 신혼생활도 제대로 못 즐겼겠다

맞다. 신혼여행 다녀와서 곧바로 대회 준비에 들어간 터라 신혼은 즐기지도 못했다. 지금부터 라도 몰아서 즐길 예정이다.

대부분의 운동 선수들이 결혼 후 안정을 찾는 경우가 많은데

기본적으로 내조라는 것 자체가 힘든데 남편이 보디빌딩 선수일 땐 더 힘들다. 밥 먹는 시간이나 메뉴, 양들을 다 일일이 신경 써야 하니깐. 아내가 정말 힘들었을 텐데 꼼꼼히 챙겨주고 응원까지 해준 덕분에 큰 상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사실 첫 실업팀인 GBBF김포 실업팀에 들어가게 된 것도 결혼과 관련이 깊다.

?

원래 서울에 살았는데 결혼 후 김포로 거주지와 직장을 옮겼다. 이후 김포시보디빌딩협회 관계자분들과 인연이 닿아 들어가게 됐다. 첫 실업팀과 그랑프리 모두 결혼 후에 일어났으니, 지금 생각하면 정말 결혼하길 잘 한 것 같다. 결혼해 준 아내에게 다시 한 번 감사를. (웃음)


▲ 매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며 조금씩 성장하고 있는 황재은이 앞으론 얼마나 더 나아진 모습을 보여줄 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황재은 SNS

앞으로 어떤 부분을 더 보완하고 싶은지

스스로 느끼기에 어깨와 팔 부위가 부족하단 생각을 많이 한다. 앞으론 사이드 레터럴 레이즈로 어깨측면을 강화하고, 상완이두근보다 삼두근을 발달시켜 팔 매스를 더 커보이게 할 생각이다. 이 부분은 로프를 이용한 프레스 다운 위주로 운동하면 효과가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앞으로 수분 조절을 좀 더 타이트하게 하려고 한다. 평소 메모하는 습관을 살려서 물의 양을 잘 조절할 예정이다.

좋은 습관이다

계획을 짜 놓고 몸을 만드는 게 개인적으론 더 편하다. 사람마다 다르지만 나는 계획없이 운동하면 늘 결과가 안 좋다.

내년 계획이나 목표는

 

 

당연히 대회 그랑프리를 다시 하고 싶다. 한 번 해보니깐 좋긴 좋더라. (웃음)

결혼 후, 실업팀 합류와 그랑프리까지 인생 2막이 시작됐다. 앞으로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나

보디빌딩 선수로서 좋은 몸과 성적을 거두는 건 당연하다고 본다. 좀 더 큰 포부라면 꾸준하게 자기 관리 열심히 하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 언제나 그래왔듯 초심 잃지 않고.


▲ 사진=황재은 SNS

마지막으로 식상한 질문 하나 하겠다. 나에게 보디빌딩이란

(웃음) 내 인생을 바꾼 큰 계기가 됐다. 원래 체대를 다시면서 ‘졸업 후 뭘 할까’ 고민이 많았다. 집에선 체육 교사가 되길 원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교사는 내게 맞지 않는 옷이었다. 결국 스스로 내린 결론이 트레이너였다. 부모님에 반하는 길이었기에 내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증명해 보이고 싶어 정말 열심히 해왔다.

올해 광명시 그랑프리는 그래서 더 의미가 깊다. 대회 끝나고 통화하는데 부모님이 펑펑 우시더라. 그동안 속 많이 상하셨을 텐데 많이 죄송스럽다. 앞으론 걱정하는 일 없도록 더 열심히 해서 좋은 성적으로 보답할 생각이다.

더 하고 싶은 말

우선 대회 준비 잘 할 수 있게 적극 지지해주신 GBBF김포 고동완 전무님을 비롯해 협회장님 이하 관계자분들, 그리고 신입생을 적극 환대해준 팀원들에게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

내게 복덩이 그 자체인 사랑하는 아내와 곁에서 든든한 서포터를 자처하는 짐 식구들에게도 고맙다. 내년에도 잘 준비해서 좋은 성적 거둘 수 있게 화이팅하겠다. 응원 부탁드린다.

 
권성운 (kwon.sw@foodnamoo.com)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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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19-10-1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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