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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인터뷰] 최대봉 “우리 의무는 미래에 희망 주는 것”

등록일 2019.10.11 00:00 youtube insta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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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김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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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근질닷컴] “지금 우리의 임무는 개인적인 욕심을 챙길 것이 아닌, 그들(보디빌딩의 미래)에게 희망을 주는 것이다.”

 

금메달을 따고도 환하게 웃지 못했다. 최대봉은 보디빌딩의 정상화를 위해 또 한 번 희생을 감수한 이후 차오른 격정으로 눈시울이 붉어졌다. 보디빌딩 꿈나무인 아들을 떠올리며 ‘장밋빛 미래’를 말할 수 없는 지금의 ‘암울한 현실’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는 이내 결연하게 보디빌딩의 정상화를 기원했다. 자신과 같은 정상급 선수들의 의무와 역할을 말하며 또 한번의 도약과 연대를 촉구하기도 했다. 그의 떨리는 목소리를 통해 보디빌딩을 향한 그의 애정이 얼마나 깊은지를 조금이나마 짐작해 볼 수 있었다.

 

 

‘한국 헤비급 보디빌딩’의 자존심 최대봉(부산광역시보디빌딩협회)은 2019 전국체전에서 정상급 근질을 선보이며 헤비급 2연패를 달성했다.

 

그러나 그 과정이 순탄했거나 쉬운 결정이었던 것만은 아니다. 지난해 소속팀 부산광역시청을 위해 헤비급으로 대회 직전 월체, 정상에 섰던 최대봉은 올해는 주체급인 라이트헤비급으로 무대에 서려고 했었다. 반년 이상을 라이트헤비급 기준에 맞춰 몸을 준비하면서 최상의 경기력으로 경기를 치르고 싶었던 그다.

 

하지만 최대봉은 또 다시 외부 요인 탓에 계체 당일 헤비급 월체를 결정해야 했다.

 

“올해 만약 헤비급 인원이 너무 없으면 (시상자 조차 배출하지 못하면) 다시 시범종목이 되어버리니까 고민이 됐다. 라이트헤비급은 미들급에서도 올라올 수가 있기 때문에 클린하게만 치러진다면 내년 시범 종목을 벗어날 수 있는 확률이 더 높았다. 

 

반면 헤비급은 (선수층이 적어) 더 취약한 환경이지 않을까 싶었다. 오늘 아침(대회 당일) 체중이 89.5kg였다. 월체는 헤비급이 내년에도 시범종목으로 남는 것을 막아보려고 한 결정이다” 



▲ 사진=김병정 기자

수상소감이 궁금하다

주제넘게 메달을 계속 따고 있다. 후배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크다. 내 위로 선배가 없기 때문에 조금 더 책임감이 있는 대회라고 생각한다. 매년 최선을 다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대회에 임하고 있다. 염치없게 매번 메달을 걸게 해줘서 감사하다.

 

나보다 더 능력 있는 후배들이 내가 있어서 상을 못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죄책감과 미안한 마음이 든다. 전국체전은 나에게 그런 대회다.

(무대에 설 때) 내 나름대로의 사명감과 내가 정한 룰이 있다. 내가 무대에서 절을 하고 내려오는 은퇴를 결심한 그 순간까지 흐트러지지 않기 위해 매년 노력을 하고 있다. 이런 내 모습을 밉게 보는 분도 있고, 예쁘게 봐주는 분도 있다. 될 수 있는 대로 이쁘게 봐주면 감사하겠다(웃음).

대회 직전에 체급을 바꿔 출전한 이유는?

사실 마음 아픈 생각이 먼저 든다. 우리나라 최고 대회인 ‘전국 체전’에서 라이트 헤비급과 헤비급이 시범 종목이 됐다. 

 

올해 만약 헤비급 인원이 너무 없게 된다면 또 시범종목이 되어버리니까 고민이 됐다. 라이트헤비급은 85kg에서 올라올 수가 있기 때문에 시범 종목을 벗어날 수 있는 확률이 더 높다. 반면 헤비급은 그에 비해 더 취약한 환경이지 않나 싶었다. 

 

오늘 아침 체중이 89.5kg였다. 오래 고민하고, 감독님과 상의 끝에 다시 월체하는 계기가 됐다. 헤비급이 시범종목이 되는 것을 막아보려고 한 결정이다.


▲ 사진=김병정 기자

보디빌딩 무대에 대해 바라는 점이 있다면

조금 더 열심히 하는 사람들과 같이 즐기면서 경쟁하는 무대가 됐으면 한다. 앞으로 그 부분에 있어서 우리가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많은 사람이 당당하게 올라와서 진 사람은 승자에게 박수를 보내고, 승자는 위로해가면서 하나의 가족이 됐으면 한다. 영원한 건 없다. 누가 올라올지 모른다. 그저 같은 선상에서 아름다운 경기를 치를 수 있으면 좋겠다.

지난해 전국체전 인터뷰 당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겠다는 약속을 했었는데

나름대로 작년 전국체전 이후 보완할 부분을 생각했었다. 하지만 될 수 있는 부분도 있고, 안 될 수 있는 부분도 있는 법이다. 올해는 다행히 컨디션이 잘 받쳐줬다. 그리고 가슴과 어깨 쪽이 비는 부분이 있는데 아직도 풀어야 할 숙제라고 생각한다. 그 숙제를 완성하기 위해선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늘 그렇다. 선수 스스로가 만족하는 대회는 없다. 내려와서 영상 등으로 확인해보면 부족하다는 걸 매번 느낀다. 다만 나는 부끄럽지 않게 올라가서 부끄럽지 않으면서 내려올 뿐이다. 올해도 노력을 했고 값진 메달을 얻었기 때문에 좀 더 책임감 있게 최선을 다해 앞으로 대회를 준비하려고 한다.

보디빌딩 선수로 뛰고 있는 아들 이야기를 안 할 수 없을 텐데

내일(대회 직후인 10월 6일)이 아들 생일이다. 라이트 헤비급 금메달을 걸어주고 싶었다. 여러 가지 날에 대한 의미를 부여해서 완성해주고 싶었다. 작년 아들 생일에 경기가 있어서 아들이 받았어야 하는 축하를 내가 받아버렸다. 그 부분이 미안했는데 다행히 아들 생일이 경기 다음 날이라 내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됐다. 충분히 축하해줄 수 있는 날이 될 것 같다.

(고개를 돌리고 한동안 끓어오른 감정을 추스른 이후) 

 

아들과 지금 운동을 하고 있다. 그 모습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 지금 우리의 임무는 개인적인 욕심이 아니라 그들에게 희망을 줘야 한다(떨리는 목소리로). 내 아들도 스스로 판단하면서 운동하고 있기에 내가 아들의 길을 나서서 알려줄 순 없다. 하지만 그 길(보디빌딩 선수)이 얼마나 힘들고 보장되지 않은 길이란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운동하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많이 아프다. 

 

아들은 나처럼 미스터코리아가 되고 싶고, 전국체전에 나가는 선수가 되고 싶어하는데 희망 대신 자꾸만 받는 상처를 다독여 줄 수 밖에 없는 게 지금의 현실이다. 과거의 세대인 내가 받았던 혜택들을 아름답게 물려주지 못한 것 같아서 마음이 좋지 않다. 

 

앞으로는 우리가 예전에 받았던 혜택, 아름다운 환경, 치열한 경쟁 속 얻을 수 있던 부분들을 아들도 느낄 수 있었으면 한다. 아빠이자 선배로서 하는 조언이다. 아들이 나와 똑같은 마음가짐을 갖고 대한보디빌딩협회를 이어나갈 수 있는 자랑스러운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


▲ 사진=김병정 기자

고마운 사람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나는 누구를 막론하고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 나를 미워하는 사람도, 체전에 관심을 둔 사람도, 나를 이해하고 다독여주는 사람들까지도. 하지만 그에 앞서 가장 먼저 감사해야 할 대상은 가족인 것 같다. 1년 동안 내가 농사를 짓는데 거름을 준 가족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

그리고 응원해주는 부산 식구들, 협회 관계자분들, 팀 크라운까지 모두 감사하다. 나는 모두에게 감사하는 스타일이다(웃음). 

 

끝으로 팬들에게도 한 마디 부탁한다

 

전국체전이 지금 시범종목으로 강등됐다. 하지만 후배들은 여러분들이 따뜻한 눈으로 봐준다면, 그 사랑을 헛되지 않게 만들 것이다. 이 사람들이 꿋꿋하게 당당함과 아름다움을 지킬 수 있게 사랑으로 응원해주면 좋겠다. 여러분 모두 사랑한다.

김원익, 허준호 기자(hur.jh@foodnamoo.com)

김원익 (one.2@foodnamoo.com)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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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19-10-1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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