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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vs 4’ 여자 국대 금4, 기적 이끈 그림자들

등록일 2019.07.30 14:25 youtube insta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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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스러운 대한민국 보디빌딩 국가대표 선수단. 사진=대한보디빌딩협회

[개근질닷컴] “100명이 출전한 중국에 맞서 4명의 선수가 기적을 이뤘습니다. 한국 여자 선수단이 개최국을 이겨냈습니다.”

보디빌딩 태극전사들이 7월 28일과 29일 양일간 중국 하얼빈 완다 비스타 경기장에서 열린 2019 제53회 아시아보디빌딩&피트니스 선수권 대회를 금메달 6개,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의 호성적으로 마무리했다.

특히 총 15명의 선수단 가운데 4명에 불과했던 여자 국가대표 선수단은 무려 4개의 금메달과 1개의 은메달을 가져오며 한국의 선전을 이끌었다.

무엇보다 여자 선수단이 중심인 중국이 무려 100명의 선수를 출전시킨데다, 중국에 유리하도록 일정을 일방적으로 변경한 가운데서도 의미있는 성과를 냈다.

여기엔 정병선 여자부 감독과 이환희 여자부 코치의 공도 컸다. 이들은 국가대표 선발자가 발표된 직후부터 선수들과 꾸준히 소통했고, 대회 내내 코칭스태프이자 서포터를 자처하며 대회장을 정신없이 누볐다. 특히 선수단 컨디션이 저조한 가운데 경기 날짜가 28일로 하루 앞당겨지면서 선수들 만큼이나 많은 마음 고생을 했다.

정병선 감독과 이환희 코치를 통해 여자 국가대표 선수들의 생생한 대회 현장을 들어봤다.

“무대로 걸어가는 뒷 모습, 유관순 열사처럼 멋있었다.”


여자 보디피트니스 오픈 체급 금메달, 오버롤, 마스터즈 35세 이상 체급 금메달로 3관왕에 오른 최서영(가운데). 사진=대한보디빌딩협회

여자 보디피트니스 최서영(경남 S-휘트니스)은 첫째날 오픈체급 금메달에 이어 이튿날인 29일엔 오버롤까지 차지하며 진정한 챔피언의 왕좌를 차지했다. 또 마스터즈 여자 보디피트니스 35세 이상 체급에서도 금메달을 획득하며 한국 선수 가운데 유일한 대회 3관왕에 올랐다. 사실상 보디피트니스 종목을 제패한 최서영은 암을 극복한 인간승리의 이야기로 진한 감동까지 안겼다.

여자 피지크 박선연(제주특별자치도보디빌딩협회)도 오픈 체급 은메달에 이어 마스터즈 여자 피지크 35세 이상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훌륭한 성적으로 대회를 마쳤다. 특히 박선연은 지난해 아시아선수권 은메달에 이어 올해는 중복 출전한 2개 경기서 금 1개, 은 1개를 가져오면서 여자 피지크 간판선수로 책임을 다했다. 대회 당일 근경련이 심했음에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무대에 올라 호성적을 거뒀다.

여자 비키니 피트니스 종목에선 +163cm 체급에 출전한 문승아(인천 팀스토리)가 5위에 올랐고, 고효원(글로리헬스)은 마스터즈 여자 비키니 피트니스 경기에서 5위를 기록했다. 특히 이들은 국제대회 출전이 처음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조직적인 지원을 받으며 출전한 중국 선수를 상대로 입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한국은 29일 마스터즈 종목에서만 (왼쪽부터) 박선연, 김석, 정국현, 최서영이 1위에 오르며 4개의 금메달을 쓸어 담았다. 
사진=대한보디빌딩협회

29일 마스터즈 경기까지 모든 여자부 경기가 끝나고 시상식을 마친 직후 정병선 감독과 이환희 코치는 행복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면서 입을 모아 “이 모든 좋은 성적은 선수들의 공”이라며 그림자 역할을 자처했다.

정병선 감독은 “아시아 22개국에 출전한 약 300명 선수 가운데 주최측인 중국에서만 100명 가까운 숫자가 출전해 대회를 주도했지만 한국 선수들이 국가대표의 당당한 자부심과 책임감으로 중국 텃밭에서 잘 싸워 좋은 결과를 냈다”며 이번 대회 총평과 의미를 전했다.

출국 당시 만났을때만 해도 담담하고 당당했던 정 감독이었지만 대회가 진행되는 동안 내심으로 걱정이 됐던 것도 사실이다. 그 이유는 올해 대회가 열린 장소인 중국의 출전 선수가 100명에 달하고 그들을 지원하는 스태프 숫자도 수백명이었기 때문이다.

사실상 100명과 4명의 싸움. 거기서 4개의 금메달과 1개의 은메달을 가져온 건 기적이나 다름없다.

정 감독은 “기대 이상으로 선수들이 더 잘해줘서 여자 감독으로 중국에 함께 오게 된 걸 너무 행복하게 생각한다”며 “선수들에게 이 영광과 기쁨을 돌리고 싶다”고 했다.

이환희 코치는 “한 마디로 ‘개최국을 이겨냈다’고 말하고 싶다. 내 언급은 안 들어가도 좋으니 선수들이 고생한 부분이나 내용들은 꼭 다뤄달라고 정중하게 부탁드리고 싶다”고 당부했다.


▲3관왕에 오른 보디피트니스 국가대표 최서영. 사진=대한보디빌딩협회

최서영에 대해선 정 감독과 이 코치 모두 벅차고 고마운 마음이었다.

정 감독은 “최서영 선수는 대회 직전 몸이 아파서 병원을 다니면서 운동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 많은 기대를 하지 못했는데 이번대회 전체 선수 가운데 최고 성적, 엘리트 프로 카드 발급, 오버롤까지 이뤄 감독으로서 내내 기쁜 시간이었다”며 최서영을 극찬했다.

이 코치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먼저 “최서영 선수는 이번 대회 오기 전 준비하는 과정에서 극심한 다이어트로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지속적으로 메시지를 주고 받으며 참고사항을 전달했다”고 대회 준비 과정을 떠올렸다.

그러면서 “매일 컨디션을 공유하면서 체크했지만 어디까지나 메시지를 통한 도움이었을 뿐 모든 것은 최서영 선수가 다 한 것이나 다름 없다”며 “최서영 선수가 이번 대회 준비하는 과정을 보면서 존경하게 됐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최서영은 실제 2015년 위암3기로 수술했던 여파 탓에 대회 준비과정에서 심각한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대회 3주 전 수술대에 올랐지만 보디피트니스 종목에 단독으로 선발됐기에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경기를 치러 3관왕의 위업을 달성했다.


▲ 박선연(왼쪽)과 고효원(오른쪽). 사진=대한보디빌딩협회

정병선 감독과 이환희 코치는 금 1, 은 1개로 대회를 마친 여자 피지크 국가대표 박선연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정 감독은 “박선연 선수는 다이어트를 오래 한 탓에 다리에 쥐가 계속 났는데 코치와 스태프들이 정말 케어를 잘해줬다. 그 결과 첫째날엔 2위, 둘째날엔 마스터 부분에서 당당히 1위를 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이 코치는 “박선연 선수는 수분조절로 근경련이 정말 심했는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불굴의 정신력으로 이겨냈다”며 “탄작업을 마치고 펌핑 이후 무대에 올라가는 뒷모습이 유관순 열사처럼 보였다”고 대회 직전 순간을 떠올리기도 했다. 정작 이 코치는 다시 다른 선수의 펌핑을 돕는데 매진하느라 박선연이 목에 메달을 걸고 내려온 것을 보고서야 뛸듯이 그 순간을 기뻐했다고.

특히 이 코치는 지난해에도 여자부 코치로 발탁돼 박선연, 최서영과 함께 호흡을 맞춘 바 있다. 그랬기에 세세한 부분까지 메모를 해둔 리포트를 기초로 나름대로 대비를 했다. 그것들이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에도 큰 도움이 된 것이다.

정 감독은 “최서영, 박선연 선수는 앞으로도 대한민국 여자 보디빌딩&피트니스의 훌륭한 기둥으로 남을 것 같다”며 두 사람에게 강한 신뢰를 전했다.

끝으로 두 명의 코칭스태프는 입상에 만족해야 했던 비키니 피트니스 선수들에겐 아낌없는 격려를 전했다.

정 감독은 “비키니는 좋은 선수가 뽑혀 열심히 노력했지만 처음 출전한 탓에 너무 긴장을 많이 해서 본선 진출에만 만족해야 했다”며 “앞으로 이 2명의 비키니 선수도 이 경험을 바탕으로 더 노력해서 내년엔 더 좋은 성적을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이 코치는 비키니 종목에서 만큼은 또 한 번 ‘중국의 큰 벽’을 실감했다고 전했다.

“문승아 선수는 스승인 나도준 코치와 함께 최선을 다했지만 중국 선수들이 너무 많은 준비를 한 것 같다. 고효원 선수의 경우에도 베테랑인 정병선 감독이 대회 전날 바디컨디션 체크 후 수분 조절 및 펌핑 과정을 직접 리드해 컨디션을 최상으로 끌어올렸지만 IFBB 선수권, 세계선수권 대회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중국 선수들의 높은 장벽을 실감했다.” 중국의 뛰어난 인적 인프라에 대해 깊은 부러움이 담긴 이 코치의 말이었다.

4명의 선수로 중국을 이겨내고 그야말로 기적을 이룬 여자 선수단과 남자 선수단은 30일 저녁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김원익 기자(one.2@foodnamoo.com)

개근질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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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19-07-30 14:2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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