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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익의 플렉스] ‘약물 폭로’ 김동현 “믿는 건 자유, 하지만 산타는 없어” ①
개근질닷컴| 등록2019-01-30 16:02| 수정2019-02-01 18:25 facebook twitter

▲ 약물 복용 실태를 폭로한 김동현. 김동현은 약물 사용이 줄어들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사진=김원익 기자
 
[개근질닷컴] ‘약투’는 훗날 어떤 평가를 받을까.

김동현은 1월 13일 유튜브 채널 ‘박승현tv’를 통해 현역 선수 가운데 ‘사실상 최초’로 약물 복용사실을 고백했다(이전에도 직간접적으로 밝힌 이는 있었으나 실제 대중들에게 이처럼 널리 알려진 적은 없었다).

‘뜨거운 감자’다. 이 논란이 도무지 잠잠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개근질닷컴은 몇 차례의 취재 불발 이후 1월 27일 모처의 한 커피숍에서 김동현을 만났다.

김동현은 “이건 누가 시켜서 한 것이 아니라 내가 결정해서 한 일이다. 내가 이 폭로로 얻을 것이뭐가 있겠나. 지금 많은 걸 잃었다”며 “그저 이걸 계기로 많은 이들이 약물의 위험성을 알고 일부 비양심적인 업계 관계자에게 피해를 당하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또 김동현은 “내가 원해서 개인 방송에서 말 했다. 지금 얘기도 믿든 안 믿든 그건 각자 자유다. 판단은 받아들이는 이들이 하는 것”이라면서도 “보디빌딩계에에 오랜 기간 있으면서 내가 직접 보고 듣고 겪은 일이다. 수십년 간 쌓여온 잘못된 관행이고 전통이라 알 사람은 다 알고 있는 이야기”라고 주장했다.

개근질닷컴은 지난 몇 개월간 김동현 외 다른 선수와 관계자로부터 약물에 관한 다양한 제보를 받았다. 김동현의 주장만큼 충격적인 이야기가 다수였다. 그러나 이들은 명확한 증거를 내놓지 못했다. 또 확실한 특정인을 지목하는 것도 주저했다. 오프더레코드를 전제로 제보했으나 자신의 실명을 걸고 기사를 내는 것도 최종적으론 주저했다.

김동현 또한 이들과 마찬가지다. 우선 그 역시 타 선수와 트레이너들의 약물 복용이나 유통과 관련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 특정인의 실명을 공개, 연계한 정확한 사실 관계를 밝히는 것도 꺼렸다.

그런 이유로 김동현의 주장 가운데선 확인할 수 없는 사실이 다수 포함돼 있다. 이런 근본적인 한계 탓에 김동현의 ‘주장’을 ‘사실’로 연결하기도 어렵다.

하지만 김동현이 다른 제보자와 달랐던 것은 대중 앞에 자신을 드러냈다는 사실이다.

이 기사가 새로운 오해를 양산하거나 피해자를 만들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개근질닷컴 뉴스룸은 보도를 깊이 고민했다. 그러나 기존에 잘못 알려진 사실을 정확하게 정정하고, 대중에게 약물의 위험성과 여러 문제의 심각성을 알릴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고인 물에 파문을 만들기 위해 던진 돌에도 다치는 이가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수면 위로 떠오른 진실을 외면하는 것도 미디어의 본분 역시 아닐 것이다.

다음은 약물 사용 실태와 일부 선수 및 트레이너에 대한 김동현의 개인적인 의견이다.

김동현의 주장과 그의 입장은 2편으로 나눠 소개할 계획이다.

김동현 “모두 말한다. ‘산타가 없다는 얘길 하지 마’라고”


▲ 보디빌딩 13년 경력의 김동현은 6년간 수십종의 약물을 사용했다. 사진=김동현

보디빌딩 경력 13년의 김동현은 2016년 NABBA&WFF 클래스2 1위에 올랐던 현역 선수다. 약 6년간 약물을 복용했고, 최근엔 약을 끊었다. 이런 김동현은 약물 부작용에 따른 자신의 ‘성기능 장애’를 고백하며 보디빌딩계에 만연한 약물 실태와 심각한 부작용을 알렸다.

나아가 김동현은 언론과 방송을 통해 “특정 트레이너들이 대중들에게 진실을 속이고 있으며 일반 사용자들에게 무분별하게 약물을 권유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른바 ‘약 투’의 시작이다. 그리고 약 2주. 온라인상에서 이 주제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이후에도 김동현과 박승현은 각자 SNS와 방송, 세미나 등을 통해 계속 확장 한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

약물 사용 실태와 선수 성매매 등을 밝히려던 세미나가 열리지 못했다고 들었다. 이유가 뭐였나

자신을 헬스 동호회 회장이라고 설명한 한 사람이 40명 단체로 예약해서 800만 원 입금까지 했다. 선착순 모집이라 세미나 참석 마감이 된 거였다. 그런데 갑자기 직전에 취소를 해버렸다.

이유가 뭐였나

이유는 모르겠다. 결국엔 그쪽에 사정이 생겼다는 것인데 소비자 보호법을 근거로 들면서 환불을 요구했다. 사실상 세미나가 무산되겠지만 비용을 돌려주지 않을 수 없었다.

결과적으론 그 환불로 세미나가 열리지 않은 건가

50명을 선착순 마감으로 받았는데 40명이 취소를 한 셈이니 10명으로 세미나를 열 순 없지 않나. 그분들께 일일이 사정을 설명 드리고 취소를 결정했다. 내 입장에선 어떤 세력이 일부러 방해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개근질닷컴은 김동현의 전화 인터뷰에 이어 세미나를 참석하려 했다. 정확한 사실 관계 검증이 첫 번째 목적. 두 번째론 김동현의 폭로에 주목하는 대중의 관심이란 현상 자체에 주목, 궁금증을 해소하고 새로운 정보를 알리려 했다. 하지만 세미나 자체가 열리지 않으면서 해당 과정은 무산 됐다.

방송 이후에도 우여곡절이 많았다. 출연 동기와 이후 과정을 정확하게 알고 싶다

최초엔 약물 부작용 실태를 알려 추가 피해자를 막고 약물 사용 선수들의 위선을 풍자하고자 하는 의도로 방송을 시작했다. ‘내가 아니면 이걸 밝힐 사람이 없을 테니까’란 생각으로 방송에 나간거다.

그런데 결과물을 보니 발언이 편집되고, 유튜브 방송 특성상 자극적인 내용이 부각된 면이 있더라. 자칫하다간 내 뜻과 다르게 비칠 수 있겠단 생각이 들어서 추가 3화와 4화 방송을 하지 않았다.

세미나를 유료로 여는 것도 논란이 많았는데

우선 처음 세미나를 통해 수익을 얻고자 의도했던 것이 맞다. 내가 돈 욕심을 냈다. 그건 인정한다. 당시 내가 잘못된 판단을 내렸고 생각이 짧았다. 갑자기 실직을 하게 되니까 생활이 막막해지고, 정상적인 판단을 내리기 어렵더라. 심리적으로 안정 돼 있지 않다보니 생각이 짧았다.

SNS를 통해 실직 사실을 알리기도 했다.

유튜브 방송 직후 2년간 근무했던 센터에서 갑자기 사직하게 됐다. 구체적인 과정을 언급하긴 그렇다. 그 부분은 다른 기회를 통해 다시 얘기할 기회가 있을 것 같다.

어쨌든 그 시기 주변에서 ‘이 계기에 아예 약물 부작용을 널리 알리는 세미나를 수익 모델로 만들어 봐라’는 권유를 받게 됐다. 그러니 나도 이번 세미나를 유료로 진행해서 얻은 수익에 대출을 더해서 오랜 꿈이었던 ‘개인 PT샵을 조그맣게라도 차려볼까’란 생각을 잠깐 했던거다.

그 당시 나를 지지해줬던 많은 이들이 실망을 하는 걸 보고선 곧바로 내 실수를 느꼈다. 그래서 세미나가 열렸다면 대관료를 제외한 모든 수익을 기부하기로 결정했었던 거였다. 상황이 이렇게 돼서 아쉽다. 논란이 조금 잠잠해지면 많은 인원이 들을 수 있는 무료 세미나를 열 계획을 갖고 있다.

방송 이후 다양한 이들에게 많은 연락을 받았을 텐데

정말 많은 연락을 받았다. 하지만 개인 방송에서 개인적인 의견을 말한 것이기 때문에 내용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공식 항의를 받거나 정정 요청을 받은 것은 없었다. 또 사실 내용 자체에 대해 잘못된 부분은 없었으니까. 대신 온라인상에서 나를 비난하거나 저격하는 내용을 올리는 이들이 정말 많았다.

‘이제 좀 그만 하라’는 요청이나 회유를 특히 많이 받았다. 업계 동료들이나 트레이너들이 직간접적으로 고충을 토로해왔다. ‘회원들을 포함해서 주위에서 많은 문의가 오고, 실제 PT 신청이 줄어든다’는 고충을 토로하면서 부탁을 해온 사례가 꽤 됐다.

‘보디빌딩계 전체가 욕을 먹고 있다’는 표현 한 이들도 꽤 된다. 이 점에서 많은 이가 우려하는 것도 사실이다

나는 방송에서 모든, 혹은 거의 대부분의 엘리트 선수가 약물을 쓴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 ‘박승현 tv’를 통해 그동안 박승현씨가 이야기한 부분들이나 언론에서 한 말까지 모두 내가 한 발언처럼 외부에 비춰지고 있다. 그건 사실과 다르다. 내 입장과 박승현 씨의 입장이 모두 같은 건 아니다. 여기서 분명하게 사실 관계를 바로잡고 싶다.

‘전체가 욕을 먹는다’ 이런 얘기를 실제 많이 한다. 본질과 벗어나서 피해를 보는 것들에 대해 내게 많이 이야기한다. 그 점에서 난 이런 얘길 하고 싶다. 사실 ‘내추럴’이란 건 이 업계에서 마치 ‘산타클로스’와 같은 의미다.

산타클로스?

날 반대하는 이들은 ‘산타클로스가 없다는 걸 왜 너가 먼저 알리느냐’는 논리로 (나를) 공격한다. ‘운동을 시작한 초심자들이 내추럴로 끝을 보기 전에 왜 순수한 내추럴은 많지 않다는 걸 알려서 상실감을 주고, 희망을 꺾냐. 우린 내추럴로 한계를 느낄 때 약물의 존재를 말해주고 선택하게 만들려 했다’며 나를 몰아세우는 거다.

‘산타가 없다’는 걸 밝히는 게 문제인가? 나는 일반 대중들과 동호인들에게도 ‘솔직한 정보를 알려주고 판단은 그 이후 대중이 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그동안 이 업계 많은 전문가가 감춰왔지만 대부분 알고 있었던 얘기를 그냥 내가 먼저 꺼낸 것, 단지 그것뿐이다.


▲ 사진=픽사베이

약물 이야기로 들어가보자. 한 달에 보통 약물 사용에 들어가는 비용이 얼마나 되나

쓰기 나름이다. 일반적으로 대회에 출전하면서 썼던 건 월 300~500만 원 정도였다. 편차는 있지만 우선 쓰면 저 정도는 들어간다. 거기다 추가로 음식, 보충제, PT 비용 등 지출이 더 있다. 거의 재산을 전부 쏟아부었던 나 같은 경우나, 원래 돈이 많지 않은 이상엔 약물을 사용하는 이들이 일반적으로 그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워지는 거다.

약물 부작용은 실제로 얼마나 심각한가

나 같은 경우엔 우선 성기능이 급격하게 떨어졌다. 방송을 통해 밝혔듯이 약물을 끊은 이후엔 성생활이 쉽지 않은 수준이다.

또 하도 많은 주사를 맞다 보니 엉덩이 조직이 괴사 돼서 근처 피부를 긁어냈다. 당시 의사가 ‘지금 수술 하지 않으면 하반신 전체로 괴사가 번질 수 있다’고 경고해서 대회 출전을 취소하고 수술을 했었다.

오염된 약물을 걸러낼 수 없는데다 의료진 처방 없이 약물을 접하다 보니 신체 조직이 망가지거나 괴사 되는 건 정말 쉽게 볼 수 있는 일이다. 거기다 내부 장기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많다. 사용량 자체가 개인의 선택이기에 거기에서 일어나는 부작용이 천차만별이다. 부작용 사례는 이밖에도 정말 다양하다.

또 방송에서 조현병을 말했는데, 실제 감정을 조절하는 게 쉽지 않다. 급격한 호르몬 변화 때문에 조울증이 오는 거다. 중년인이 호르몬 변화 때문에 갱년기가 오거나 심한 감정변화를 겪지 않나. 그런 거다. 개인적으로 이 업계에서 유독 폭력 사건, 사고가 많은 것도 약물과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한 적이 있다. 대회가 끝나고 나서 한 선수가 여성 주차 정산원과 시비가 붙어 뺨을 때리는 걸 봤다. 그 덩치 큰 남자가 특별한 이유 없이 ‘주차비를 내지 못하겠다’면서 갑자기 여성을 폭행한 거다. 그게 상식적인 판단으론 가능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걸 보고 ‘쟤도 약을 했구나. 지금 제 정신이 아니구나’란 생각이 들어 씁쓸했다.

다른 이가 약물을 투약하거나 복용하는 걸 당신도 목격한 바 있나

대회장에 가보면 정말 돌아다니는 주사기가 많다. 당연히 많을 수밖에 없다. 일반 헬스장이나 센터에도 많다. 그건 쉽게 목격할 수 있는 일이다.

약물 투약 및 복용을 하루에 약 20차례 정도 한다고 밝혔는데

사실이다. 자동차 튜닝도 한 부위와 다른 부위가 연결된다고 들었다. 약물도 마찬가지다. 처음엔 1개 약물로 시작했다. 그러다 약의 효능을 높이기 위해서 어떤 약을 추가하고, 또 부작용을 막기 위해서 어느 약을 추가하고 그런 식이 되다 보니 결국 그 지경까지 갔던 거다.

일어나서 우선 주사를 맞고 운동전에 3~5회, 운동 중에 2회, 끝나고 5회 정도를 맞았다. 그리고 집에 와서도 한다. 하루 종일 20회를 나눠서 맞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다른 약물 사용 선수들의 투약량은 그것보다 약간 적거나 비슷한 수준으로 안다.


▲ 박승현과 김동현은 유튜브를 통해 약물 실태를 공개했다. 사진='박승현tv' 캡처

다른 종목의 경우도 불법적으로 약물을 사용하는 사례가 있다. 하지만 보디빌딩만큼 투약 주기가 짧고 양이 많지 않다. 휴지기가 없다는 것도 충격적이었다

보디빌딩은 타종목과 분명한 차이점이 있다. 국제 대회를 봐도 알겠지만 근본적으로 이 종목의 판정 기준이 근육이란 거다. 그렇기에 그 기준 자체를 약물 사용 없이 만들기 어려운 점이 있다. 성적을 내기 위해 약물을 사용하는 선수가 늘어나면 그만큼 내추럴로 경쟁하기 힘들어지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외국 보디빌딩계에선 약물 사용을 대부분 오픈하거나 그 단계를 넘어선 경쟁이 이뤄진다. 대회 자체도 내추럴 대회가 따로 열리기도 한다(한국에서도 내추럴 대회가 열린다). 그러나 약물을 공식적으로 인정한다면 과연 스포츠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한 논란은 남는다

(고개를 끄덕이면서) 나는 이 운동의 팬이다. 그렇기에 국내외의 엘리트 선수들도 존경하고 좋아한다. 그 선수들의 선택에 대해서 내가 공개적으로 언급하거나 평가하고 싶진 않다. 그러나 일반인과 엘리트 선수를 지망하는 이들을 향한 약물의 무분별한 확산과, 사용 사실을 은폐하는 보수적인 문화에 대해선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약물 사용을 인정하는 것만으로 팀에서 퇴출될 수 있는 보디빌딩계만의 보수적인 분위기가 폭로나 인정을 가로 막는다. 약물 사용에 대해서 외부적으론 그 가능성을 절대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 약물 사용을 공개할 수 없는 이유는 냉정히 말해 한국 보디빌딩계나 이 운동 초심자의 의식 수준이 낮기 때문이다. 약물에 대한 위험성은 모른채 ‘나도 약만 쓰면 저렇게 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을 가진 이가 생각보다 많다. 그렇기에 반대로 약물 사용에 대해 말할 수 없었던 거다.

기존과는 다르게 비칠 수 있는 입장이다

내가 지금 보디빌딩계의 편을 들고 있는 것으로 비칠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이런 솔직한 얘기를 방송과 언론을 통해 하고 싶었다. 자극적인 이야기가 주로 방송을 통해 노출됐지만 나는 동시에 누구보다 이 보디빌딩인들의 입장을 대변해주고 싶은 사람이다. 

의도하지 않게 선수들에 대해 지나친 비난을 하는 것으로 비친 부분 역시 바로 잡고 싶다. 특정 선수를 공격하거나 이 업계 노력하는 모든 이를 공격하거나 매도한 것이 아니다.

‘내추럴 코스프레’를 하는 로이더들과, 일반인을 속여 그들에게 약물을 판매하는 이들을 비판하고 싶었던 거다. 그리고 이 현실을 많은 이가 알게 돼서 조금이나마 약물 사용자가 줄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시작한 일이었다.

당신의 폭로에 왜 많은 이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뜨겁게 반응했다고 생각하

치부를 공개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약물 사용의 위험성은 알려져 있지만 그 정도가 얼마나 심각한지는 나서서 얘기한 사람이 없었다. ‘고밍아웃’이란 표현이 우습게 들릴 순 있지만 나는 나름의 각오를 하고 한 얘기다.

지금 많은 이가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부분 역시 약물 사용자의 감추고 싶은 부분을 공개했기 때문이 아닐까. 약물 사용자에겐 가장 알려지고 싶지 않은 얘기였을 거다. 그런데 여기서도 한 가지 오해를 하는 것 같다.

보디빌딩을 하는 모든 이가 ‘고자’라고 표현한 것이 아니다. 그걸 인정한 건 약물을 썼던 나를 대상으로였다. 하지만 분명 이 약물 사용의 부작용으로 성기능이 저하될 위험이 있는 건 진실이라고 본다. 각 사례, 기능 차이가 있겠지만 그 위험성만큼은 분명한 팩트다. 약물에 깊게 빠지지 않은 이에게 그걸 알려주고 싶었다. 내가 말한 부분도 그점이었다.


▲ 사진=김동현

약물 유통 실태가 궁금하다

선수나 관계자들, 그리고 일반인의 유통 과정이 다르다. 

우선 선수나 관계자들의 경우는 이렇다.

첫 번째 구입 경로는 제약회사를 통해서 진행되는 경우다. 제약회사 영업사원들이 직접 연락이 온다. 나 같은 경우에도 대회에 조금씩 출전하고 성적이 나면서, 그쪽에서 먼저 연락을 해와서 약물 구입을 권유했다.

연락이 닿은 한 제약회사 관계자는 “공식적인 경로를 통해 스테로이드 및 호르몬 등을 선수들에게 영업 판매 하진 않는다”며 “회사의 공식 채널이 아니다. 각 회사별로 사정이 어떤진 모르겠지만 그건 각 영업 사원 개인의 행동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두 번째 경로는 지인이나 인맥을 통해 구입하는 경우다. 일종의 중간 거래를 거치는 것이다. 이 경우가 가장 많다.

주로 선수나 트레이너들이 판매원인데 그들과 브로커가 서로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웃긴 건 그 특정 판매원들이 브로커를 공유하지 않는다. 그 정보도 권력이고 판매의 수단이기 때문이다. 결국엔 브로커를 알고 있는 인물에게 다른 많은 이들이 약물을 구입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상상할 수 없는 폭리도 발생한다.

폭리?

외국에서 수입하거나 브로커를 통해 구입하는 약의 원가가 5~10만원 정도라면 그걸 10배~50배까지 받고 파는 이들이 있다. 이름도 브랜드도 없는 그냥 물약이다. 그들 입장에선 ‘부르는 게 값’인 셈이다.

가격이 가늠 되질 않는데

체급별, 개인별로 사용량이 완전히 다르다. 대표적으로 한 약물을 예로 들면 일반적으로 1개월~2개월 쓸 수 있는 양을 몇 백만 원에 판매한다. 많이 사용하거나 체급이 높은 선수는 금방 다 쓰는 양이다. 이 원가가 5만원이다. 정말 정해진 기준 자체가 없다. 

일반인의 사례는?

이런 인맥이나 경력이 없는 이들의 경우는 혼자 알아보게 된다. 우선 인터넷 검색 등을 통해 구입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이 케이스는 더 많은 피해를 보는 사례가 많다.

우선 전혀 엉뚱한 플라스틱이나 벽돌이 들어 있다거나 비타민, 맹물, 식염수가 들어있는 식으로 구입한 약물과 전혀 다른 택배가 오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그 외에 해외 직구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구입하더라도 위험성이나 효능은 전혀 알 수 없는 제품이 정말 많다.

결국 불법 약물을 터무니없는 가격에 구입하는데 안정성이 전혀 검증되지 않는 구조란 것인가

피해를 보거나, 사기를 당해도 어디 알릴 수도 없는 거다. 불법이니까. 게다가 유명 선수나 트레이너가 판매하는 제품의 경우엔 온라인상에 피해 사례를 올려도 영향력의 차이 때문에 금방 묻힌다. 그를 추종하고 지지하는 이가 많기에 제보자가 소위 '거짓말쟁이'로 찍히는 거다. 

일반인의 경우엔 그런 이유로 호소할 곳이 없다. 결정적으로 판매자들은 증거를 남기지 않는다. 모두 현금으로만 개별로 은밀하게 거래한다.

[김원익의 플렉스] 김동현 “스타 트레이너, 불법약물 유통에 실험까지”②에서 이어집니다.

김원익 기자(one.2@foodnamoo.com)
김원익기자(one.2@foodnam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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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19-01-30 16: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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